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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장

전아영은 작게 중얼거렸다. “나 요즘 멍청해진 것 같아. 귀도 다 먹었네. 하하하, 네가 위암이라는 소리를 들었지 뭐야. 분명 그 쓰레기 자식 때문에 화가 나서…” 서정희는 손으로 그의 손등을 가볍게 누르며 말했다. “아영아, 현실은 마주해야 해.” 그대로 멈춘 전아영은 흐릿해진 시선을 들어 올렸다. “농담이지?” 하지만 서정희의 눈빛은 더없이 진지했다. “나 농담 안 하는 거 알잖아. 지난번에 단발로 잘랐던 것도 항암 치료하려고 그런 거였어.” 내내 전아영의 눈시울에 매달려 있던 눈물이 뚝 떨어졌다. 서정희의 손을 꼭 잡은 전아영은 여전히 믿지 못했다. “오진인 거지? 분명 오진일 거야! 너 아직 젊잖아, 소처럼 건강한 애가 그런 병에 걸렸을 리가!” 서정희는 그녀를 부축해서 앉힌 뒤 이야기를 전부 털어놓았다. 전아영은 이미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암 같은 건 다른 사람의 이야긴 줄만 알았지 자신의 주변에서 발생하니 마치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괜, 괜찮아. 요즘 의료 수준이 아주 좋아졌어. 의사의 치료에만 협조하면 분명 괜찮아질 거야.” 전아영은 손등으로 눈물을 마구 닦은 뒤 말했다. “미안해. 너한테 이런 일이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어. 앞으로 항암 치료할 땐 내가 같이 가줄게. 나 이제 돈 좀 버는 여자니까 일 년쯤 출근 안 해도 상관없어. 내가 같이 옆에 있어 줄게.” 서정희는 그저 가볍게 고개를 저은 뒤 텅 빈 눈으로 창밖을 바라봤다. “아영아, 나랑 같이 오로라 보러 가자…” “그래, 나중에 다 나으면 오로라가 아니라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줄게.” “전에도 나한테 별을 따다 준다는 사람이 있었는데.” 전아영은 서정희의 머리를 다 뜯어보고 싶었다. “이 머리에 연애만 든 녀석아. 그 자식은 널 버렸는데 뭐 하러 아직도 생각해? 내가 너였으면 건강부터 챙기고 남자 열댓은 만나서 화병 걸리게 만들어줄거야.” “아영아. 이 일은 그 사람 탓이 아니야. 그 사람도 아파.” “걔도 위암이래? 말기였으면 좋겠다. 그럼 조금만 더 버텨, 그 자식 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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