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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장

서정희는 기뻐하는 기색 없이 차갑게 그를 쳐다보았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이 두 아이 당신 아이 맞아.” 염정훈은 눈에 띄게 기뻐했다. 기쁘고 놀란 마음이었다. 서정희가 차갑게 한마디 덧붙였다. “근데 방금 당신이 아이들을 죽일 뻔 했어. 난 당신 같은 사람을 아빠로 두지 않을 거야.” “희야, 미안해.” 염정훈이 요즘 가장 많이 한 말이 미안해라는 말이었다. “모든 사과에 다 괜찮아라고 대답할 수 있는 건 아니야. 염정훈, 내 얼굴 봐봐. 이건 걔가 때린 게 아니라 당신이 때린 거야.” 서정희는 피곤한 몸을 시트 등받이에 뉘었다. 임신을 해서부터 몸이 많이 힘들어졌다. 게다가 얼마전 일 때문에 지금은 더 힘들었다. 염정훈이 믿는 듯한 모습이었고 서정희도 더는 설명해주기 귀찮았다. 염정훈이 무슨 말을 하려 입을 열었다 결국 입을 닫았다. 피곤해하는 서정희를 바라보다 정희를 조심스레 끌어안으며 한숨을 쉬었다. “정희야, 날 미워하는 걸 아는데, 근데 어떡해. 난 이제 무슨 일이 있어도 널 못 놓겠어.” 서정희는 대답이 없었다. 눈물이 눈가를 타고 흘러내렸다. 품에 안긴 서정희는 몸부림 치지도 않고 한참이 지나서야 조심스레 물었다. “진짜 날 안 놓을 거야?” “응.” 염정훈은 더욱 세게 그러안았다. “내가 죽으면 놓아줄 수 있지 않아?” 염정훈이 급히 그녀의 턱을 들어올려 애절하기 그지없는 두 눈을 마주하게 되었다. 왜인지 불안감이 밀려왔다. 하지만 이내 불안감을 떨쳐냈다. “아버지도 점점 좋아지고 계시고 너도 이젠 아이가 생겼잖아. 정희야, 그러니까 넌 누구보다도 살고 싶어질 거야. 죽기 아깝잖아.” 서정희가 한숨을 내쉬었다. “네 말이 맞아. 그 누구보다도 살고 싶어.” 살고 싶다고 해서 그녀가 원하는 대로 살아지는 것도 아니다. 이미 반 년이나 살았지만 여전히 위험했다. 언제든 병이 악화될 위험이 있었다. 말기가 되면 하느님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염정훈이 서정희를 꼭 그러안았다. 분명 자기 품 속에 있는데, 아이까지 생겼는데, 왜인지 곧 서정희를 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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