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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장

진상정은 순간 자리에 선 채 그대로 멍해졌다. 이건 수술 전 검사가 아닌가?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된 거지? “왜 갑자기 사람을 때려요?” 주위의 어린 간호사들은 모두 깜짝 놀라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는 원래부터 살얼음판이나 다름없는데 오늘 장미경이 제대로 환자와 한판 붙은 것이다. 아무리 염정훈의 내연녀라고 해도 염정훈의 사람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런 관계가 없다고 해도 방금 장미경이 한 말들은 그녀가 해고당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장미경은 일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듯했다. 그녀의 마음속에 그 어떤 남자도 자기 여자가 바람피우고 배신하는 것을 참지 못할 것이며 염정훈이 서정희를 죽도록 원망하기에 염 대표가 오늘 그녀의 행동에 적어도 감사하다고 말할 거로 생각하고 있었다. “얘 엄마 대신 내가 혼 좀 내줬어요? 왜요? 어린 나이에 몸도 제대로 아끼지 않고 또다시 무슨 부끄러운 짓을 저지를지 모르니 제가 좀 가르쳤어요. 염 대표님더러 걱정하지 마시라고 하세요.” 이 말을 들은 진상정은 어이가 없어 발을 동동 굴렀다. “뭐라고요?” “내 말은 이같이 바람둥이 여자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진상정은 펄쩍 뛰며 그녀의 말을 끊었다. “당신 정말 미쳤어요? 사모님께 수술하라고 시켰더니 조용히 수술하지 않고 대체 뭐 하는 거예요? 당신이 뭔데 사모님을 욕하고 손찌검까지 하죠? 똑똑히 알려 줄게요. 이 일, 이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예요.” “사모님? 사모님이라니요.” 순간 장미경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진상정은 자기 목소리가 얼마나 높은지도 모른 채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사모님? 여기 다른 사람 더 있어요?” “하지만 염 대표님은 곧 백지연 씨와 결혼하지 않나요?” 장미경이 조심스럽게 묻자 계속 아무 말을 하지 않던 서정희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저는 염정훈의 전 아내예요.” 탕! 장미경은 큰 돌에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내연녀가 아니라 전 아내라니! 방금 서정희에게 무슨 말을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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