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8장
순간 서정희의 머릿속은 새하얘졌다. 그녀는 이런 상황이 그저 꿈만 같았고 뭔가 잘못되고 있는 것을 느꼈다.
염정훈은 친구가 몇 명 없다. 비록 서정희가 일일이 직접 만난 적은 없었지만 대부분 이름은 들었던지라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친구 리스트에 ‘차연준’이라는 사람은 없었다.
서정희 한숨을 길게 내쉬며 일단 마음을 가라앉혔다.
어쩌면 염정훈이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하고자 일부러 낯선 사람에게 부탁했을지도 모르는 거니까...
괜히 쓸데없이 놀라지 말고 스스로를 진정시키자고 서정희는 다짐했다. 지금 사는 곳이 진짜로 차연준의 집이라고 해도 뭐 어떻게 할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아영의 다음 말에 서정희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우리 사장님 집이라고 했는데 그날 우리 만난 거 기억나지? 내가 엽산을 들고 너를 뒤따라 가기 전에 사장님이 너를 안다고 했거든. 누군가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너라면서. 그날 너에게 급히 엽산을 가져다주느라고 더 이상 묻지 못했어. 병실에 돌아와서는 업무 이야기를 하느라 까맣게 잊어버렸고.”
진아영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미안해, 정희야. 그동안 너무 바빠서 미처 말을 못 했어. 방금 관리비를 내면서 이 일이 생각난 건데... 내 생각에 사장님이 말한 사람이 염 대표인 것 같아. 그런데 내가 엽산을 손에 들고 사장님 앞에서 알짱거리니까...”
서정희는 휴대전화를 쥔 손에 힘을 꽉 주며 말했다.
“사장님이... 뭐라고 하셨는데?”
진아영은 한숨을 푹 내쉬더니 말을 이었다.
“나보고 연애하는 중 아니냐고 그래서 임신 준비하는 거냐고 물었어. 그러면 바로 나를 해고할 거라면서. 이 자식이 진짜 그게 엽산인 걸 알고 있더라고. 그리고 염 대표와도 아는 사이이고. 아마 네가 임신한 걸 염 대표가 진작 알고 있을지도 몰라.”
순간 화장실의 거울을 쳐다본 서정희는 자기 얼굴이 핏기 하나 없이 창백해진 것을 발견했다.
그동안 이해가 되지 않았던 일들이 한순간에 전부 이해가 된 듯했다. 서정희의 느낌이 맞았다. 염정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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