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9장
서정희는 엄마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어린 녀석이 아직 잘 모를 거라 생각해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아이가 그저 무럭무럭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기만 하면 그게 가장 중요한 거니까...
녀석은 서정희의 품에 머리를 묻은 채 이내 쿨쿨 잠이 들었고 입가에는 침이 살짝 고여있었다.
서정희는 손을 뻗어 녀석 입가의 침을 닦아주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한참이나 바라보더니 깊은 생각에 잠겼다. 배 속의 아이가 태어나면 염정한과 닮았을지... 어차피 모두 염정훈의 아이니까 닮았겠지?
“정희야.”
조용한 밤, 깊게 잠긴 염정훈의 목소리가 정적을 깨뜨렸다.
순간 서정희의 얼굴은 싸늘해졌고 아무 말 없이 염정훈이 말하기를 기다렸다.
염정훈은 목을 한번 가다듬더니 한참 생각한 끝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정한이 너 많이 좋아해, 너도 이 녀석 많이 좋아하는 거 알아. 너의 아들이라고 생각해도 돼.”
서정희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백지연이 다리가 부러져 아이를 못 봐주니까 나를 속여서 당신 아이를 보라고? 꿈 깨! 내가 언제 정한이 좋아한다고 했어? 네 아빠에게나 가!”
서정희는 아이가 싫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난폭한 단어를 내뱉으면서 애꿎은 염정한을 염정훈의 품으로 밀쳤다.
염정한은 잠결에 입을 살짝 달싹이더니 작은 새처럼 염정한 품에 안겨 손을 뻗어 그의 셔츠를 잡아당기며 중얼거렸다.
“엄마.”
순간 미안한 마음이 든 서정희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지? 어떻게 무고한 아이에게 화를 낼 수 있을까?’
염정훈은 희미한 달빛으로 그녀의 얼굴에 드리워진 죄책감을 보았다.
서정희가 마음이 착한 사람이라는 것을 그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염정훈은 아이를 다시 서정희의 품으로 보내주었다. 그저 녀석의 친엄마가 녀석의 옆에 좀 더 오래 있게 하고 싶어서...
“정희야, 네가 아무리 밀어내도 정한이는 너를 계속 엄마라고 부를 거야.”
그 말에 서정희는 시선을 돌렸지만 더 이상 염정한을 밀어내지 않았다. 오히려 손으로 녀석의 허리를 감싸더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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