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8장

이 말을 들은 염정한은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엄마, 엄마 볼래.” 염정한은 평소에 잘 울지 않는 착한 아이였지만 서정희와 관련된 일이면 항상 슬피 울었다. 염정훈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보고 바로 나와야 해, 알겠지?” 녀석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엄마를 볼 수 있다는 말에 눈물을 머금고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염정훈은 손을 뻗어 아이 눈가의 눈물을 쓰다듬고는 녀석의 흐르는 침까지 손으로 닦아주며 말했다. “가자, 엄마 만나러 가자.” 에어 텐트 안에 빛나는 희미한 노란 불빛은 먼 곳에서 보니 마치 작은 별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사실 평소 이 시간대라면 정한이는 진작 잘 시간이었으나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눈이 더 초롱초롱했다. 서정희가 있는 장소에 도착하기도 전에 녀석은 염정훈의 품에서 벗어나 아장아장 텐트를 향해 달려갔다. 잠이 오지 않아 카펫에 앉아 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있는 서정희는 순간 꼬마 녀석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녀는 이 순간이 마치 꿈만 같이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과거 백지연이 부른 날이면 염정훈은 절대 돌아오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다시 이곳에 왔을 뿐만 아니라 그녀가 계속 걱정하고 있던 아이까지 데리고 왔다. “엄마, 엄마.” 염정한은 바로 뛰어와 그녀의 품에 안겼고 서정희는 흥분된 마음을 억누르며 손을 뻗어 녀석을 끌어안았다. 염정한은 오자마자 그녀의 얼굴을 이리저리 어루만졌다. 녀석은 서정희가 한 손으로 자기를 안고 있는 것이 못마땅한지 입으로 계속 중얼거렸다. “안아줘, 엄마 안아줘.” 서정희는 아쉬운 얼굴로 염정한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모가 손을 다쳐서 정한이 못 안을 것 같아...” 그녀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한 녀석은 손을 뻗어 그녀의 오른손을 잡았고 그제야 녀석은 그녀의 손이 축 늘어져 손목에 아무런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것을 알았다. 염정한은 눈을 깜박거리더니 자기 손을 한번 힐끗 바라보고는 뭘 알기라도 한 듯 서정희의 손에 난 상처에 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