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7장

염정한은 엄마라는 두 글자에 순간 눈이 반짝이더니 두 손으로 안전벨트를 꼭 잡고 계속 재잘거렸다. “엄마, 엄마.” 이렇게 된 이상 염정훈도 그때 서정희가 아들을 낳은 사실을 숨기고 싶지 않았다. 염정훈은 만약 그녀가 아이가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것을 알면 기분이 좀 나아지지 않을까, 그러면 자신을 미워하는 마음이 줄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차를 타고 가던 중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려 염정훈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 그러자 블루투스 이어폰 너머에서 진영의 심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염 대표님, 안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무슨 일인데?” 지워진 CCTV를 복구했는데 도련님이 사고가 난 것은 확실히 우연이 아니라 누군가가 일부러 계단에서 민 것 같습니다. 그나마 도련님이 손을 뻗어 난간을 잡았기에 그나마 지금 정도로만 다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절대 가벼운 외상으로 끝나지 않았을 겁니다.” 염정훈은 순간 심장이 멎는 듯했다. 백지연이 입원한 이 사립병원은 디자인을 위해 거대한 회전계단을 만들었다. 만약 아이가 제일 위에서부터 끝까지 굴렀다면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때 진영이 말을 이었다. “마침 의사와 간호사가 회진하던 중 도련님이 넘어지는 것을 보고 얼른 다가가 멈춰 세웠고 도련님을 민 사람도 기회를 틈타 도망쳤어요. 의사들이 없었다면 그 사람은 아마 계속 도련님께 손을 쓰려 했을 거예요.” 염정훈은 진작부터 이 일이 절대 우연이 아닐 거로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듣고 보니 가슴은 섬뜩하기만 했다. “누구인지 확인했어? 혹시 베놈과 관련이 있는 거야?” “몸집이 큰 건장한 사람이었어요. 베놈은 아닌 것 같아요. 이 바닥에서 뭔가 특수 훈련을 받은 사람 같았어요.” 순간 염정훈은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뒷좌석에서 혼자 장난치고 있던 염정한은 차가 멈추자 머리가 앞으로 쏠렸다. “아빠?” 염정훈은 손을 뻗어 녀석의 머리를 문지르며 말했다. “괜찮아, 아무 일도 아니야.” 진영이 계속 말을 이었다. “영상을 대표님 휴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