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0장

이 말이 만약 진아영의 입에서 나온 거라면 분명 그녀가 헛소리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서정희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그런지 진짜여도 이것보다 더 감쪽같을 리가 없을 정도였다. 서정희같이 기품 있는 아름다운 여인이 아우라를 내뿜으며 서 있는 모습은 마치 대갓집 훌륭한 딸 같았고 입만 열면 이상한 말만 하는 진아영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진아영은 속으로 묵묵히 친구를 잘 둔 것에 감사하고 있었다. 역시 핏줄보다 더 가까운 게 친구라고 생각했다. 친구 덕에 점수까지 따게 되었으니 말이다. “정희 씨, 별말씀을요. 저도 진아영 씨에게서 여러 번 들었어요. 역시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맞네요. 정희 씨처럼 상냥하고 마음씨가 고운 사람이 어떻게 진아영 씨와 같이 투박한 사람과 절친이 되었는지 이해가 안 가네요.” 순간 진아영은 눈알이 당장 튀어나올 정도로 휘둥그레졌다. 남 칭찬만 하면 되지 왜 다른 사람까지 비꼬냐 말이다. 남자는 서정희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며 인사했다. “차연준입니다. 반가워요.” 그가 내민 오른손에 서정희는 난처한 기색을 보이며 말했다. “차 사장님, 죄송해요. 제가 손에 힘이 없어서...” 차 연준은 시선을 아래로 내려 그녀의 축 처진 손을 바라봤고 순간 의아한 눈빛이 그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아마도 이렇게 예쁜 아가씨의 오른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예상하지 못한 듯했다. 그는 이내 손을 바꿔 내밀었고 서정희와 가볍게 악수를 했다. 서정희도 아무런 열등감 없이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아영이는 참을성이 있는 애예요. 일하는 것도 항상 근면성실하고 질서정연하죠. 차 사장님이 눈 여겨 보시면 분명 아시게 될 거예요.” 서정희가 이렇게까지 말한 이상 그녀 앞에서 나쁘다는 말은 할 수 없었던 차연준은 이내 그녀의 비위에 맞게 말을 이었다. “진 비서는 확실히 인내심이 강한 비서예요.” “네. 맞아요... 아영아, 나는 이만 방해하지 않고 가 볼게. 차 사장님이 너에게 긴히 할 말이 있는 것 같아. 우리는 나중에 봐.” 진아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