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9장

서정희는 진아영과 같이 초음파실에 들어갔다. 겉으로는 서정희가 진아영을 부축해 검사하는 모습이었지만 사실 침대에 누워 옷을 걷어 올린 사람은 다름 아닌 서정희였다. 그녀에게 검사를 해주는 중년 여인은 상냥한 어조로 말했다. “걱정 마세요. 제가 잘 확인해 드릴게요.” 진아영은 옆에서 웃으며 말했다. “이번에도 반장님께 신세를 지네요.” 차가운 초음파 기기가 그녀의 배 위에서 미끄러지듯 움직이자 서정희는 조마조마한 기색을 감출 수 없었다. 그녀는 반년 내내 건강이 별로 좋지 않았고 반년 전에는 항암치료까지 받은 적이 있었다. 혹시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을까? “선생님, 아이 발육상태는 어떤가요?” 의사는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직 작아서 잘 보이지 않지만 현재로서는 아기집 크기도 정상이고 자궁 외 임신은 아니니까 문제없는 것 같아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별말씀을요. 항상 좋은 기분 유지하시고 야채와 과일을 많이 드세요. 엽산도 매일 먹어야 하는 거 아시죠?” 서정희가 연신 감사 인사를 전하자 의사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아이가 크면 다시 와서 검사를 받으세요. 그동안 절대 격렬한 운동은 하지 마시고요. 초반 3개월이 제일 위험하니까.” “네, 알겠습니다.” 아이가 괜찮다는 말에 서정희는 유난히 기뻐했다. 진아영은 그녀가 이렇게 기뻐하는 것을 보고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이것 좀 보게? 너 지금처럼 활짝 웃는 모습 정말 얼마 만인지 모르겠네? 입꼬리가 찢어지겠네, 찢어지겠어. 곧 엄마가 될 몸이니 앞으로 무슨 일이든 함부로 나서면 안 돼. 알겠지? 그 자식하고도 싸우려 하지 말고.” “알아. 아이를 위해서라도 이제 잘 살아야지.” 진아영은 또다시 쓰린 마음에 서정희를 껴안더니 흐느끼며 말했다. “제발 잘 지내, 절대 슬퍼하지 말고. 매일 웃어야 하는 거 알지? 이 아이 꼭 잘 낳아야 나에게도 수양딸이 생길 거니까. 나도 엄마 소리 듣고 싶어.” “응, 꼭 그렇게 할게.”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지 전화해.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