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6장

염정훈은 진심이었다. 그는 진심으로 서재평과 서정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서재평을 도우려는 것이었다. 살면서 여태껏 누군가를 간병하는 일은 해본 적 없었던 그가 서재평을 돌보는 일에 있어서는 최선을 다했다. 한 주 내내 그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거의 온종일 서재평을 돌봤다. 서재평은 말을 꺼내지도 못하던 데로부터 지금은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 속도는 느렸지만 소통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수척해져서 뼈밖에 남지 않았던 얼굴에는 살이 붙기 시작했고, 안색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서재평은 염정훈의 손을 잡고 말했다. “정훈아, 나한테만 신경쓰지 말고, 정희에게 더 많은 관심을 줘. 냉대하지 말고.” “아버님, 걱정하지 마세요. 정희도 잘 돌볼 거예요.” 염정훈이 이런 말을 할 때마다 서정희는 역겨웠다. 염정훈은 서정희의 표정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서재평의 간호가 끝나면 방에 돌아가서 사람을 시켜 서정희의 손을 치료하도록 했다. 그럴 때마다 서정희는 무표정으로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았다. 마치 영혼이 없는 인형처럼, 침구사가 침을 놓고, 약을 바르는 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염정훈은 집념이 강한 사람이다. 지금의 고요함은 수면 위의 고요함에 불과할 것이다. 만약 염화진이 또 뭔가 일을 꾸미면 제일 먼저 자신에게로 불똥이 튈 것이라고 서정희는 생각했다. 그는 서재평을 빌미로 자신의 자유를 박탈하고, 자신을 옆에 두어 아무것도 못하게 하고 있었다. 서시우에게 신장 이식 수술을 약속했는데, 그럼 서시우는 어떻게 되는 건가? 침구사가 떠난 다음, 서정희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서 발을 침대 아래로 내려놓았다. 염정훈은 한쪽 무릎을 꿇고, 그녀에게 슬리퍼를 신겨 주면서 말했다. “의사 선생님이 아버님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했어. 1년 안 넘겨서 원래대로 건강을 회복할 수 있대.” 서정희의 무시에도 불구하고 염정훈은 말을 이었다. “회사는 내가 이미 정돈을 마쳤어. 마지막 절차까지 밟으면, 그때 가서는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