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5장

염정훈은 서정희가 자신을 극도로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염정훈도 더 이상 벗어날 길이 없다. 알면서도 이대로 계속 나아가는 것 외에... “정희야, 정말 미안해.” 그는 서정희를 강제로 데리고 떠났고 서정희는 도마 위의 생선처럼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 염정훈은 그녀를 장미농원으로 데려왔고 이곳이 바로 그때 그가 서정희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녀를 위해 특별히 만들었던 장미정원이었다. 서정희는 2년 동안 이곳에 오지 않았다. 그 사이 장미정원은 꽃들이 무성하게 자랐고 밤바람에 다양한 장미꽃들이 살랑살랑 춤을 추고 있었다. “정희야, 앞으로 아빠와 여기서 살면 돼. 내가 의료진들 다 준비해놨으니까 하루빨리 건강해질 수 있게 내가 최선을 다할게, 꼭.” 염정훈이 서제평을 언급하자 서정희는 순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염정훈, 네가 나를 죽이든 살리든 상관없어. 하지만 제발 우리 아버지만은 건드리지 말아줘. 이제 겨우 깨어난 사람이야. 나에게 남은 건 이제 아빠밖에 없다고!” 염정훈은 그녀의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정희야, 다시는 너에게 상처 주지 않아. 나 이제부터 전부 다 네 말대로 다 하겠다고 맹세할게.” 서정희는 왼손을 뻗어 그의 손을 밀치며 더욱 격해진 감정으로 말했다. “날 이렇게 힘들게 만든 사람도 분명 당신이야!” 염정훈은 미안한 듯한 얼굴이었지만 자기의 고집을 꺾지 않았다. “정희야, 가지 마. 내가 잘 돌봐줄게. 여기서 얌전히 쉬고 있어, 아버님이 어떻게 지내시는지 보고 올게.” 서정희는 순간 화가 울컥 치밀어 올랐다. 이 인간이 대체 무엇을 하려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녀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염정훈의 뒤를 따라갔다. 한편 서제평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미처 상황파악을 하기도 전에 이미 귀국해 있었다. 그는 염정훈을 보자마자 눈을 번쩍 뜨더니 입술을 달싹이며 그의 이름을 불렀다. “정... 정훈아.” 그는 이 세 글자를 부르는 것조차 한참이 걸렸다. 염정훈은 웃음을 지으며 그를 향해 걸어갔다. “아버님, 오시느라 고생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