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0장

염정훈은 순간 눈이 어두워졌고 잘못들은 줄 알고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 “뭐라고요? 신장 이식?”. “네, 서정희 씨가 신장 이식을 해주지 않으려 했다면 이렇게 많은 검사를 할 필요가 없지 않았을까요?” 간호사는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염 대표님, 우리 병원은 신장 이식 수술을 잘하기로 아주 유명해요. 맞는 신장을 겨우 찾았는데 하루빨리...” 간호사가 미처 말을 마치기도 전에 염정훈은 밖으로 뛰쳐나갔다. 염정훈은 그제야 친인척도 아닌 서시우가 왜 그렇게 서정희를 돕고 나서는지 알 것 같았다. 서정희가 일찍부터 그와 신장 이식 여부를 확인하고 수술을 받으려 했던 것이다. 물론 사람은 신장이 하나만 있어도 죽지 않겠지만 신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어린 나이인 서정희가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신장을 주는 것을 염정훈은 절대 바라지 않았다. “염 대표님, 지금 사모님은 A 시에 없어요. 서시우 대표조차도 아무런 소식이 없는 걸 보니 당분간은 이들의 행방을 찾기 어려울 것 같아요. 염 대표님, 우선 푹 쉬시고 사모님 소식이 있으면 바로 알려드릴게요.” 염정훈은 모든 인맥을 동원해 서정희의 행방을 찾고 있었지만 그들은 이 세상에서 증발한 듯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염정훈은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했고 눈만 감으면 총에 맞은 서정희가 경악한 얼굴로 자기를 보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의 심장은 마치 수만 마리의 벌레가 끊임없이 그를 물어뜯고 있는 것 같았고 염화진이 먼저 상냥한 태도로 그에게 말을 걸어도 기쁜 내색이 전혀 없었다. “오빠.” 염화진의 손에는 어린 시절 염정훈이 가장 좋아했던 짚으로 엮은 작은 메뚜기가 들려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세 살짜리 아이가 아니고 염정훈도 더 이상 그때의 순수한 어린이가 아니었다. “왜 그래? 어디 아파?” 급격히 살이 빠진 염정훈을 보며 염화진이 먼저 물었다. “오빠, 나 그 사람들 어디 있는지 알아.” 그녀에게 사과를 깎아주던 염정훈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고개를 번쩍 들더니 그녀를 향해 물었다. “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