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4장

정원정은 서정희가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서정희를 바라보는 눈빛에 미안함이 서려있었다. “누나.” “원정아, 오랜만이다.” 서정희가 먼저 인사를 건네며 어색한 분위기를 깼다. 정원정이 잘못한 아이처럼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을 갖고 놀았다. “누나 다 알고 있죠. 제가 레오예요.” “응.” “미안해요. 고의로 숨기려던 건 아니였어요. 저…” “내가 진작 알아챘어야 했어. 그날 납치됐을 때 누가 납치범한테 전화를 걸었어. 그 사람이 너였지? 그래서 날 쉽게 찾아낼 수 있었고 또 날 데리고 나가려고 애썼잖아.” 정원정이 자신이 모든 것을 숨기고 그녀를 해친 사람들과 한패가 되었단 것을 알고 있었다. “누나. 제가 잘못했어요. 날 탓해도 미워해도 전 다 좋아요. 근데 저 누나 해치려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응. 알아.” 정원정이 정말 자신을 죽이려 했다면 지금까지 살아있을 리 없었다. 서정희는 그저 그동안 많은 일을 겪으며 누군가에게 속고 배신당하고 나니 이제는 더는 사람을 믿고 싶지 않았다. 진심으로 아꼈던 동생같은 사람이 다른 속셈이 있을 줄 누가 알았을까? “걱정 마세요. 아저씨는 무사해요. 이번에는 수술하러 가요. 꼭 무사히 깨어나도록 할게요.” “고마워.” 한껏 거리가 멀어진 서정희를 보며 정원정은 입을 열었다 결국엔 아무말도 못했다. 이런 거리감은 그를 죽이는 것보다 더 괴로웠다. 서정희가 자신을 욕하고 때리고 하는게 지금보다 훨씬 나았다. “누나, 미안해요.” 정희는 고개를 들어 미안해하는 정원정을 바라보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 “정말 나한테 미안하다면 염화진에 대해서 얘기해줘.” 정원정이 한껏 놀라 어떻게 알았냐는 듯한 표정으로 서정희를 보았다. “놀랄 것 없어. 나 다 알고 있어. 네가 나를 누나로 생각한다면, 우리 어릴 적 우정을 생각한다면 나한테 다 얘기해줘.” 정원정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요. 그럼 사실대로 얘기할게요.” 정원정이 자신이 알고 있는 염화진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누나, 전에 제가 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