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9장

서정희도 자신의 갑작스러운 물음이 당돌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저 우연히 얼굴만 몇 번 본 사람이 이렇게 많은 내막을 상세히 말해 주는 것 자체에 충분히 감사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차는 카메라가 없는 골목에 멈춰 섰고 그곳에는 벌써 블랙 지프차가 차가 서 있었다. “차를 갈아타야 해요.” “네.” 급히 차에서 내린 서정희는 창문까지 방탄유리로 뒤덮인 비포장도로 성능이 뛰어난 차를 발견했다. 갈아탄 차는 점점 교외로 향했고 서정희의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해지자 서시우는 작은 냉장고에서 요구르트 두 병을 꺼내 그녀에게 건네며 물었다. “드실래요?” 순간 서정희는 깜짝 놀랐다. 귀한 사파이어 반지를 낀 남자가 태연한 얼굴로 딸기 맛 요구르트를 먹고 있었다. “고마워요.” 서시우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 가족이 다 요구르트, 특히 이 딸기 맛을 제일 좋아해요.” “네, 맛있네요.” 서정희는 그가 너무 긴장해 하는 자신을 보고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건네는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요구르트의 새콤달콤한 맛이 혀끝에 퍼지며 서정희의 긴장했던 마음도 조금은 누그러진 것 같았다. “두려워하지 마세요. 저는 정희 씨를 절대 다치게 하지 않아요.” 서시우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모두 같은 서씨인 것을 봐서라도 나는 정희 씨를 친여동생이라 생각해요.” 서시우는 정말 대단했다. 서정희의 작은 표정 하나도 그의 눈을 피해갈 수 없으니 말이다. 역시 상위층 레벨에 있는 사람이라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쉽게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았다. 서시우는 그녀에게 차에서 내리기 전, 자기의 요구에 따라 위장하도록 주의사항을 말했다. 서정희는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고 가면을 썼다. 이것은 베놈의 사람들이 흔히 입는 옷차림이었기에 다른 사람과 부딪혀도 누가 누구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주변 집들이 점점 줄어들었고 거리를 비추는 불빛도 점점 희미해졌다. 서정희는 설레는 마음을 가까스로 억누르고 있었다. 오늘 밤, 과연 진실을 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