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3장

이번에는 서정희야말로 의아한 얼굴이었다. 어떻게 된 일이지? 염정한과 처음 만났을 때, 그때는 녀석이 걸음마도 시작하기 전이었다. 하지만 녀석은 서정희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엄마라고 불렀다. “진짜로 다른 사람에게 엄마라고 부른 적이 없어요?” “네, 없어요. 저는 매일 작은 도련님과 같이 있는데 혼잣말하는 것 외에는 엄마라고 부르는 걸 본 적이 없어요. 그리고 이렇게 어려 보여도 성격은 대표님과 똑같아요. 걷기 시작한 이후로는 거의 아무도 자기를 안지 못하게 해요. 그래서 제가 계속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거예요. 정희 씨에게 어떻게 이렇게 찰싹 달라붙어서 떨어지려 하지도 않고 엄마라고 부르는지...” 그 말에 서정희는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며 아무 이유나 둘러댔다. “지난번에 섬에서 데리고 있으면서 저에게 많이 의지한 것 같아요.” “네, 아마도요. 그 말이 나와서 하는 얘기인데 그날 밤 정희 씨, 정말 용감했어요. 그 납치범들이 총을 들고 있는 걸 뻔히 알면서도 쫓아갔잖아요. 만약 정희 씨가 아니었다면 도련님은 돌아올 수 없었을지도 몰라요.” 서정희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염정한을 내려다봤다. 자신이 민지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염정한은 그녀의 품에 가만히 안겨 옷의 장식품을 가지고 장난을 쳤고 입가에 머금은 침은 빛에 비쳐 반짝반짝 빛이 났다. 녀석은 그야말로 천진난만한 모습이 따로 없었다. 민지가 염지애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분유를 타주자 아이도 소파에 얌전히 앉아 우유를 마셨다. 하지만 두 눈은 여전히 서정희를 주시하고 있었다. 백지연의 얼굴을 그대로 물려받은 염지애인지라 서정희를 보고 있는 모습은 마치 백지연이 그녀를 보고 있는 것 같았고 서정희도 왠지 불편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민지는 염정한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도련님은 이제 기저귀를 안 하니까 제가 화장실에 잠깐 데려갈게요.” 염정한은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그 자리에서 서정희 품에 기대어 전보다 더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안아.” “제가 할게요.” 서정희는 염정한을 안고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