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6장
백지연은 트럭으로 재빨리 옮겨졌고 그 안에는 구급차에 필적할 만한 전문 의료 장비와 의사들이 있었다.
차에 오르자마자 누군가가 그녀의 상처를 치료하기 시작했고 코에 산소마스크를 씌워줬다. 그녀는 가쁜 숨을 길게 한 번 들이마셨다.
의식이 점점 흐렷해졌고 눈도 어디를 보고 있는지 초점이 없었다. 그저 몇몇 사람들이 주위에서 상처를 치료하고 있는 모습만 어렴풋이 보였다.
피를 많이 흘린 백지연은 이번에 분명 죽을 것이다.
순간 백지연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장면이 떠올랐고 생각의 끝에는 변선희의 피투성이가 된 모습과 그녀가 서정희를 배에서 밀치던 날에 멈추었다.
그녀는 마치 하늘 가득 흩날리는 눈송이를 다시 본 거처럼 찬 바닷바람이 온몸을 감싸 안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날, 바닷물이 너무 차가워 서정희는 배 속의 아이를 잃었다.
어쩌면 이것이 사람을 해친 데 대한 백지연의 업보일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왜 그렇게 했을까?
차는 한참을 달리다 어딘가에서 멈춰 섰고 백지연은 들것에 실려 차에서 내려왔다.
백지연은 줄곧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고 자신이 곧 누구를 만날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 사람을 만나면 하나만 묻고 싶었다. 왜 자기에게 이렇게까지 하는지...
그녀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주위를 장식한 장미꽃들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몸에 딱 붙는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있는 여자가 다리를 꼬고 있었고 그녀는 치마 옆으로 하얗고 섹시한 긴 다리가 드러내며 아름답고 여리여리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얼굴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정교하게 화장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느긋한 모습으로 백지연을 바라봤다.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는 백지연은 입을 벌릴 때마다 마스크 안에 하얀 안개가 가득 찼고 목소리가 너무 낮아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여자는 몸을 일으켜 요염한 몸짓으로 백지연을 향해 다가갔고 피투성이가 된 백지연을 보면서도 그 어떤 연민이나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백지연은 그녀의 손목을 잡기 위해 손을 뻗으려 했지만 팔에는 힘이 하나도 없었다.
여자는 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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