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7장
변선희는 백지연을 보자 순간 깜짝 놀랐지만 이내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그녀는 백지연을 볼 때마다 항상 알 수 없는 친근함을 느끼곤 했다.
“지연아, 왔어? 어서 앉아.”
백지연은 지난번 자신이 너무 심하게 대해 변선희가 분명 자신을 원망하고 있을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변선희의 얼굴에는 그 어떤 미움과 냉기가 전혀 없었고 오히려 그녀가 와서 기뻐하고 있었다.
그녀는 손에 든 과일 바구니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몸은 좀 어떤지 보러 왔어요. 지난번에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그때 한창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져서 기분이 안 좋았어요. 그래서...”
“괜찮아, 괜찮아. 이모 전혀 화 안 났어. 그러니까 너도 아빠에게 화내지 마. 네 아빠도 홧김에 너를 때린 걸 거야. 내가 네 아빠에게 얘기했어.”
백지연의 얼굴에는 미안한 기색이 역력했고 변선희 또한 처음 보는 이런 그녀의 모습에 마음속으로 조금 놀란 듯했다.
백지연은 잠시 아무 말을 하지 않았고 그저 변선희의 야윈 얼굴만 뚫어지게 바라봤다.
변선희의 미모는 나이가 든 지금도 감출 수 없었다. 백지연은 아직도 그들이 처음 만났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의 변선희는 젊고 아름다웠으며 지금과 같은 병상에서의 수척하고 창백한 얼굴과는 사뭇 달랐었다.
그녀의 새까맣고 윤기 났던 머리카락도 어느새 흰머리로 희끗희끗 덮여있었다.
“내가 그렇게까지 했는데 나를 원망하지 않았어요?”
사실 백지연이 변선희를 막대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처음에 백지연은 변선희가 가식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누가 10년 넘게 가식을 떨고 있겠는가?
변선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탓하기는. 넌 아직 어리잖아.”
변선희는 팔을 뻗어 백지연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지연아, 네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어. 그동안 나도 너의 마음을 바꾸려고 노력했지만 아무래도 실패한 것 같아. 나는 이제 얼마 안 남았어. 혹시 너에게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
백지연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녀의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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