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1장

문을 박차고 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백지연이었다. 그녀는 화가 잔뜩 난 얼굴로 서정희를 향해 걸어오더니 바로 손을 들어 서정희의 뺨을 내리치려 했다. “미친X, 또 너야? 정말 귀신같이 계속 달라붙어 있어.” 백선은 손을 뻗어 백지연의 팔목을 잡았다. 백선은 자기 딸에 대한 실망이 이미 극에 달하고 있었다. 사실 백선이 바라는 건 그녀가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도, 조신한 여자로 사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이렇게 악랄한 인간만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변선희가 당장 죽기 직전인 상황에 그녀는 전혀 조급한 기색이 없어 보였고 오히려 그녀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발길질까지 했다. 그리고 지금은 다짜고짜 들어와 이유 없이 서정희를 때리려 했다. 백선은 그의 딸이 왜 이렇게까지 흉악한 모습으로 변했는지 알 수 없었다. “백지연, 그만해! 내가 병원에 오지 말라고 했잖아!” 그 말에 심기가 불편한 백지연은 바로 화를 냈다. “지난번에는 저 늙은 년을 감싸고 돌더니 이번에는 이 젊은 년이야? 아빠, 잊지 마. 아빠 친딸은 나야! 나라고!” ‘철썩’ 하는 소리와 함께 백선은 또 한 번 백지연의 뺨을 때렸다. 백지연은 자신이 고작 한마디만 했을 뿐인데 아버지에게 또 얻어맞자 너무 억울해 분통이 터질 것 같았다. “요 몇 년 동안 선희가 자기 딸도 돌보지 않고 매일 너만 신경 썼어. 너는 감사하다는 말은 못 할망정 어떻게 은혜를 원수로 갚아? 네가 지금 어떤 모습인지 한 번 봐! 말끝마다 이년 저년, 내가 너 이렇게 교양 없이 가르쳤어?” “내가 교양이 없다고요? 그럼 남의 집안을 풍비박산 낸 서정희는 교양이 있는 거예요? 진짜 자기 엄마처럼 천박하고 남의 남편이나 뺏을 생각하고! 똑같네요. 똑같아!” 그 말에 가뜩이나 초췌한 백선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 순간 그는 손으로 가슴을 움켜쥐었다. 이상함을 감지한 서정희는 더 이상 백지연과 실랑이를 벌이지 않고 바로 백선을 부축하며 말했다. “아저씨, 화내지 말고 여기 앉으세요.” 그러자 백지연은 미친 듯이 서정희를 잡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