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7장

변선희는 두 사람의 표정을 보지 못한 듯 혼자 추억에 잠겼다. “내 기억에 나는 한 번도 너의 학교 성적에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어. 너의 취미가 무엇인지 알려고 하지 않았고 몇 년 동안 전화 한 통 한 적 없었어. 그렇게 어린 너를 버리고 떠났으니 당연히 엄마를 많이 원망했겠지.” “그게...” 서정희는 코를 훌쩍이며 사실대로 말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였다. 백선은 잠깐 생각하다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선희야, 진정해. 너에게 할 말이 있어. 아주 중요한 일이야.” 서정희는 눈물을 훔치더니 다시 손을 들어 변선희의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었다. 서정희의 이런 행동에 변선희는 순간 멍해졌다. 서정희와 오랜만에 다시 만난 이후로, 서정희는 항상 그녀를 차갑게 대했다. 하지만 오늘 처음으로 그녀가 먼저 변선희에게 다가왔다. “무슨 말인데?” 백선은 간단하게 한마디만 했다. “나쁜 소식이야. 골수 이식하는 거... 검사 해 봤는데 정희와 일치하지 않대.” “응, 예상은 하고 있었어.” “그리고 좋은 소식은 정희는 당신 딸이 아니야. 당신에게 친딸이 한 명 더 있어. 그 친딸과 어쩌면 일치할 수도 있어.” 너무 단도직입적인 백선의 말에 변선희는 마치 망치로 머리를 세게 맞은 듯 눈앞이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당신, 그게 무슨 말이야?” 변선희의 어안이 벙벙해 하는 모습에 백선은 별다른 설명 없이 손에 있는 증거를 꺼내 보였다. “이거 봐봐.” 유전자 검사 결과를 본 변선희는 안색이 확 변하더니 미친 듯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말도 안 돼, 그럴 리 없어. 정희가 어떻게 내 친딸이 아닐 수 있어?” 서정희는 변선희를 다독이며 천천히 말했다. “엄마, 우선 진정 좀 해. 나도 방금 알았어. 나도 많이 놀라기는 했지만 보고서가 조작된 게 아닌 이상 분명 무슨 일이 있었을 거야. 잘 생각해 봐. 임신했던 건 맞지?” 그러자 변선희는 고개를 갸웃하며 천천히 말했다. “물론 너희 아빠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임신한 건 사실이야. 그때 입덧을 너무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