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5장

서정희는 백선의 소리에 혼란스러운 사색에서 깨어났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골수 검사 결과였다. 서정희는 바삐 침대에서 내려왔다. 변선희에게 골수를 기증해 주고 싶지는 않으나, 지금은 빼도 박도 못하는 처지라 기증할 마음의 준비를 이미 끝냈다. 백선이 거실의 등을 켜자 서정희는 눈이 부셔서 손으로 눈을 가렸다. 동공이 불빛에 적응하자 백선이 엄숙한 표정으로 서류 봉투를 들고 있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정희야, 너랑 할 얘기가 있어.” 백선은 교감 선생님을 방불케 할 만큼 진지하고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서정희는 무슨 일인이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골수 검사 결과가 적합하지 않다고 나왔나? “네, 말씀하세요.” 서정희가 자리에 앉자 백선은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 “아저씨 표정이 어두워 보이시는데, 혹시 제 골수가 적합하지 않나요?” 백선은 길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서류 봉투를 건네주면서 말했다. “너 스스로 보렴.” 서정희는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골수 적합성 외에 다른 문제가 더 있는 것 같았다. 그럼 자신의 위암이 발각됐나?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백선이 이런 표정을 지을 필요는 없잖아. 서정희는 의아한 마음으로 서류 봉투를 열었다. 안에는 보고서 두 개가 들어 있었다. 하나는 골수 검사 결과였다. 과연 그녀의 추측대로 자신의 골수는 적합하지 않았다. 이 결과는 백선의 표정에서 읽을 수 있었다. 그녀는 두 번째 보고서를 꺼냈다. 유전자 검사 보고서였다. 이건 왜? 그녀는 의혹스러운 마음을 뒤로하고 보고서의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맨 마지막에는 여전히 불일치의 결과가 적혀 있었다. 서정희는 순간 멍해졌다. 그녀는 염화진의 일에 너무 몰두하다 보니, 자신과 변선희가 모녀 관계가 아닐 거라는 상상은 해본 적도 없었다. 이 결과는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다. 그녀는 한 순간 뻥해졌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어투로 입을 열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죠?” 밤을 샌 백선은 피로감이 눈에 띄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