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0장

여전히 의사가운 차림인 나 선생이 드디어 현장에 도착했다. 그녀는 철수 명령을 받았지만 철수하지 않고 폭격이 일어나는 중심 지역으로 달려갔다. 이때 문청이 그녀의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떠나야 합니다. 더 가면 위험합니다.” “안 돼. 그 사람이 직접 온 거면 레오가 가만있지 않을 거야. 분명 기회를 잡아 습격할 거야.” 그녀의 손은 땀범벅이 되었다. 몸도 계속해서 떨고 있었다. 폭격이 일어나는 지역에 겨우 도착했는데, 홀로 남겨진 한 남자가 총알에 맞아 쓰러지는 광경을 포착했다. “안 돼!” 그녀는 목청이 터질 듯 소리쳤다. 문청은 얼른 그녀의 손을 잡고 끌어당기려 했다. “가면 안 됩니다. 지금 떠나야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문청의 손을 뿌리치고 미친 듯이 염정훈이 쓰러진 곳으로 달려갔다. 연달아 일어나는 폭격은 이제 보이지도 않았다. 그녀의 눈에는 오직 빗속에 쓰러진 그 사람만 보였다. 그녀는 끝끝내 그의 옆에 도착했다. 결벽증이 심각했던 그녀지만 그 순간에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흙탕물에 무릎을 꿇었다. 눈물은 빗물에 섞여 두 눈을 꼭 감은 염정훈의 얼굴에 뚝뚝 떨어졌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죽으면 안 돼. 절대 죽게 놔두지 않을 거야.” 염정훈의 상처를 보려고 손을 내미는 순간, 염정훈의 커다란 손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그녀는 깜짝 놀라 멍해졌다. 땅에 쓰려졌던 남자가 눈을 뜨더니 입을 열었다. “드디어 잡았어.” 그녀가 고개를 숙이자 염정훈의 가슴에는 피가 흐르지 않았다. 그녀는 비로소 염정훈의 목적이 거점이 아닌 자신을 유인해 내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러니까 아무런 위장 처리도 하지 않았고, 일부러 홀로 남겨졌던 것이다. 염정훈은 자신의 목숨으로 도박을 했다. 자신이 나타날 것이라고. 그녀는 화가 치밀어서 주먹으로 염정훈의 가슴을 냅다 내리쳤다. 과연 그는 방탄복을 입고 있었다.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 방금 전의 총알이 심장이 아니라 머리를 겨눴으면 당신은 이미 저세상 사람이 됐어.” 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