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4장

섬에서 이틀이 또 지나갔다. 서정희가 휴대폰을 켜기만 하면 백선의 문자가 쉴틈없이 날아와서 아예 휴대폰을 꺼버렸다. 그녀는 푹신한 침대에 누워서 바다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섬 생활이 좋기는 하지만 염정훈이 얼른 자신을 데려가기 바랐다. 자신은 기다릴 수 있지만 아빠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수술을 해야 한다. 그녀는 다시 한 번 염정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의 목소리에서 피로감이 느껴졌다. “무슨 일이야?” “나 돌아가고 싶어.” “조금만 더 기다려. 내가 직접 데리러 갈게.” “난......지금 당장 돌아가고 싶어.” “나한테 시간을 좀 줘.” 염정훈은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그녀에게 알려줄 수 없었다. 모든 장애물을 제거해야만이 그녀가 안전할 수 있었다. “만약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내가 대신 해줄게.” 그는 여전히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를 했다. 서재평의 안전을 위해서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다. 그래서 염정훈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아니야. 그저 아빠가 아무 소식이 없기에 걱정이 돼서.” “정희야, 너만 나타나지 않으면 네 아빠는 안전할 거야. 섬에서 날 기다려.” 염정훈은 서재평을 데려간 당일 밤에 일어난 일들에 대해 여러 번 조사했다. 서재평을 데려간 사람들이 베놈 조직과 엄청 유사했다. 그런데 같은 조직에서 두 팀을 나눠 보낸다고? 사건을 파고 들면 들수록 범주가 점점 더 커졌다. 진실이 눈앞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수상한 점이 한 두 군데가 아니었다. 갑자기 청소하는 아주머니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자신을 엄청 관심했던 분이었다. 어느 한 번은 그가 감기 걸려서 기침을 했는데, 이튿날 아주머니가 바로 기침에 효과가 좋다면서 배즙을 건네주었다. 연세든 분이 호의로 가져다 준 거라 그는 거절하지 않고 바로 마셨다. 그런데 신기했던 건, 일반 약은 적어도 이틀은 먹어야 났는데, 배즙을 먹고 나서는 당일 바로 기침이 멈췄다. 이러한 보살핌은 여러 번 있었다. 아주머니는 염정훈의 건강에 신경을 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