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6장
백지연은 화가 풀리지 않아 발로 계속해서 차면서 변선희의 귓가에 대고 욕을 해댔다. 서정희에 대한 불만까지 그녀에게 풀었다.
변선희는 안색이 갈수록 백지장이 되었다.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고, 더 이상 말할 힘도 없어 고개가 계속해서 아래로 늘어졌다.
백지연은 발끝으로 툭툭 차면서 중얼거렸다.
“약한 척 하지 마요......”
이때 문이 열렸다. 집에 가서 씻고 새 옷으로 바꿔 입은 백선이 마침 그 순간을 포착했다.
“너 지금 뭐하는 짓이야?”
백선은 화난 사자 같이 호통쳤다.
그의 모습에 백지연은 깜짝 놀라서 변명을 늘어놓았다.
“아빠, 이 여자가 아빠의 동정심을 사려고 일부러 넘어진 거예요. 이 여자의 수작에 넘어가면 안......”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백선은 변선희를 부축했다. 그러자 놀라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변선희의 코에서 피가 정신없이 흘렀고, 순식간에 환자복이 새빨간 피로 물들어졌다.
이 광경에 백지연은 깜짝 놀랐다. 그녀는 변선희도 자신처럼 꾀부리는 줄만 알았다.
그런데 피로 물든 변선희를 보면서 자신이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을 깨달았다.
백선은 그녀에게 포효하듯 외쳤다.
“얼른 의사 불러!”
백지연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벨을 눌렀다.
그러자 의사가 간호사들을 거느리고 달려와서 급히 구급에 나섰다.
백지연은 숨이 끊어져가는 변선희를 보면서도 죄책감이라고는 꼬물만치도 들지 않았지만, 만약 그녀가 죽으면 자신도 책임을 피해갈 수 없기에 아빠가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 말인즉슨 변선희는 죽어도 되지만, 자신의 손에서 죽으면 안 된다.
“아빠, 내 말 좀 들어봐요. 나 정말 아무 짓도 안 했어요.”
팍!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백선은 백지연의 뺨을 후려갈겼다 .
“선희에게 무슨 일 생기면 너부터 가만두지 않을 거야. 당장 나가! 꼴도 보기 싫어!”
변선희가 백지연을 얼마나 아꼈는지 백선은 그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친 엄마보다도 따뜻했고, 온갖 사랑을 다 줬다.
그런데 변선희가 어떻게 잘해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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