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3장
백선은 자신만의 세계에 푹 빠져 있었고 심지어 진심어린 자신의 말에 감동까지 했다. 서정희의 생각지 못한 대답에 그는 어안이 벙벙했다.
멈추지 않았던 말을 계속할 수도 없었다.
"정희야, 아저씨가 한 말은 전부 진심이야. 거짓은 전혀 없어."
"알아요, 그래서 전화를 끊지 않은 거예요."
백씨 가문에서 백선은 유일한 정직한 사람이다. 그래서 서정희도 비꼬지 않고 그의 말을 끝까지 들었던 것이다.
"정희야, 내가 방금 이 말을 까먹었네. 건강한 사람은 골수를 기증해도 몸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아. 열흘 정도면 완치될 거고. 몸에 큰 영향을 주는 신장[1]이식과는 전혀 달라."
"백 아저씨, 저도 의학을 전공했으니 이런 건 알고 있어요."
"그럼..."
"그냥 하기 싫어요."
백선은 한숨을 쉬었다. "널 괜히 고생 시키지는 않을 거야. 조건은 너가 원하는 대로 하자. 돈은 얼마든 줄게."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도 있죠. 어머니의 사랑 같은 거요. 아저씨가 좋은 분이셔서 참고 얘기를 들은 거예요. 백 사모님이 저를 죽게 내벼려 둔 순간 저희 모녀 관계는 끝났다고 생각해요."
"정희야, 혈연은 끊을 수 없어."
"백 사모님이 원할 때 가능했으니 이젠 제가 원하는 대로 해야죠. 전 아직 할 일이 있어서 먼저 끊을게요."
그렇게 전화는 끊어졌고 백선이 다시 걸자 전화는 꺼져 있었다.
서정희는 파라솔 아래에 느긋하게 누워 바닷바람이 얼굴을 부드럽게 스치는 것을 느꼈다.
온도가 A시 보다 높은 것으로 보니 적도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
식물을 통해 섬이 위치한 위도와 경도를 판단하고 싶었지만 염정훈이 몇 년 동안 큰 비용을 써서 건설한 섬이라 인공적인 흔적이 가득했다.
흔한 푸른 이끼와 특징이 보이지 않는 식물을 제외하고는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토록 화려한 케이지를 만든 염정훈의 솜씨가 참 대단하다고 감탄할 뿐이다.
"아가씨, 애푸터눈 티가 준비되었는데 여기서 드실 건가요, 아니면 다른 곳에서 드실 겁니까?"
"여기로 보내면 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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