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4장
염정훈은 서정희를 잘 다독이고 선실을 나섰다. 문이 닫히는 순간 서정희의 팽팽했던 몸이 서서히 긴장이 풀렸다.
손바닥을 펼쳐보니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다. 어쩔 수 없는 듯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언제부터 그녀와 염정훈은 서로 방어하는 사이가 되었을까.
애인도 아니고 친구도 아니고 상하급 관계는 더더욱 아니었다.
정원정을 괴롭히지 않는다면 오늘은 어찌되었든 잠시 화를 면한 셈이었다.
갑판 위에는 아직도 세찬 비바람이 불고 있었다. 그 덕에 정원정의 몸은 흠뻑 젖어있었다.
염정훈이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염정훈의 눈빛에 정원정은 몸을 꼿꼿이 세우고 조금도 굴복하려는 모습이 없었다.
맑은 눈빛이 염정훈의 몸에 닿았다.
솔직히 말해서 정원정 같은 성격의 사람은 염정훈이 가장 거슬려하는 유형이었다. 순진하고 티없이 맑은 사람들 말이다.
하여 지난번 배에서 정원정이 서정희한테 그런 짓을 하려 했었어도 염정훈은 그를 어린 아이로 봤기에 그 일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이 아이는 용기도 있고 지략도 있었다. 만약 자신이 발 빠르게 대응하지 않았다면 이 어린 아이에게 놀아나 서정희를 찾기 더 어려워졌을 것이다.
결국 정원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 "대표님, 절 어떻게 처리하실 생각이세요?"
"널 다치게 하지 않겠다고 그녀와 약속했어. 난 말한대로 해."
염정훈은 정원정의 눈빛을 자세히 살펴보았지만 의외로 조금의 두려움도 찾아볼 수 없었다.
죽고 사는 것에 의미를 두지 않거나, 자신이 해치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거나 모든 것이 정원정이 계획한 대로 되었거나, 셋 중 하나였다.
누군가에게 들켰다는 사실이 염정훈은 매우 불쾌해졌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몸에 상처가 났다고 들었어. 약 발라야 하니까 안으로 들어와. 사람 시켜서 상처 치료해줄테니까."
정원정은 의외라는 듯 염정훈을 쳐다보았다. "당신..."
염정훈은 코방귀를 뀌었다. "나야 널 당장 바다에 던져 물고기 밥이 되길 더 바라지만, 더이상 정희를 슬프게 하고 싶지 않아서."
진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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