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8장
염정훈이라는 공포감이 정희를 향해 쏟아졌다. 정희는 온몸이 떨려오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머릿속에 단 한 가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망했다.
정원정은 오히려 담담하게 정희 곁에 우산을 들고 서서 비를 막아주었다. 목소리도 온화했다. "누나, 밖이 추워요. 안에서 기다려요."
어찌됐든 그들은 이미 새장 안의 새 신세였다. 서정희가 뭘하든 결말을 바꿀 수는 없었다.
서정희는 물끄러미 뱃머리에 서있는 그 사람이 점점 가까워지고 두 뱃머리가 맞닿는 것을 바라보기만 했다.
배가 멈추지도 않았는데 염정훈은 이미 그녀가 타고 있는 작은 배로 넘어왔다.
서정희는 무언가에 홀리기라도 한듯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리에 꼼짝 않고 서있었다.
그가 풍랑이 몰아치는 빗속을 뚫고 걸어오는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짧은 순간, 정희는 누군가에게 영혼을 빼앗긴 듯 했다.
서정희는 어떻게 염정훈을 상대해야 할 지 몰랐다. 또한 염정훈이 자신과 정원정을 상대로 무슨 수를 쓸 지도 몰랐다.
염정훈이 외투를 벗어 그녀 어깨에 둘러주는 순간, 비로소 정희는 혼이 돌아온 듯 했다.
정희가 무의식적으로 몸을 떨었다.
"옷을 왜 이렇게만 입고 나와있어?"
곧이어 그녀는 익숙한 품으로 끌려갔다. 정희는 감히 몸부림치지 못했다. 그 모습은 마치 말 잘 듣는 인형 같았다.
염정훈은 두 팔로 정희를 꽉 껴안았다. 고개를 천천히 내리자 뜨거운 입김이 정희의 귓가에 내려앉았다. "정희야, 너 찾느라고 힘들었어."
악마의 속삭임 같았다. 정희는 목이 말라왔다.
염정훈의 목소리는 가볍기 그지없었다. "근데 나랑 약속했잖아. 다시는 A시 안 떠나기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을 어떻게 벌해야지?"
그 말을 들은 서정희의 몸이 더 굳어졌다. 염정훈의 손끝이 정희의 얼굴을 부드럽게 스쳤다.
밖에 오래 있었는지 염정훈의 손끝이 차가웠다.
정희는 저도 모르게 몸이 부르르 떨렸다.
염정훈이 가볍게 웃었다. "걱정 마, 바보야.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널 다치게 하겠어?"
서정희가 갑자기 고개를 들어 믿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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