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7장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은 서정희는 화장으로 피부색을 검게 하고 주근깨도 그려넣었다. 그녀를 잘 아는 사람이어도 알아보기 힘든 정도였다.
서정희가 이불을 천천히 끌어내리며 검은 얼굴을 드러냈다. "경찰관님, 무슨 일이세요? 뱃멀미를 좀 해서요. 죄송해요."
"마약 밀수범을 찾고 있습니다. 간단한 조사이니 협조해주시기 바랍니다."
여경이 수첩을 꺼내들었다. "이름이 뭐예요? 직업은? 목적지는 어디예요? 누구랑 같이 왔어요?"
서정희는 침착하게 하나씩 대답했다.
"됐어요. 문제 없네요."
여경이 막 떠나려는데 뭔가 떠오른 듯 주머니에서 알약을 꺼냈다. "마침 멀미약이 있네요. 효과 좋은 거예요."
"감사합니다." 서정희가 손을 내밀자 여경의 시선이 정희의 하얀 손에 쏠렸다.
서정희는 순간 멈칫했다. 얼굴과 손 피부색이 크케 차이가 났다.
다행이 여경은 별다른 말 없이 수첩을 가방에 쑤셔넣었다. "그럼 편히 쉬세요."
여경이 떠났다. 서정희의 등에는 이미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방금 그 순간 서정희는 놀라서 심장이 떨어지는 듯 했다.
두 사람이 자리를 뜨자 화장을 한 정원정과 서정희는 서로를 바라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 됐어요. 조금 있으면 보내줄거예요."
"응."
날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하늘이 온통 먹빛으로 물든 듯 했다.
빗줄기는 그칠 기색도 없이 유리창에 탁탁 내리치며 한 줄 한 줄의 투명한 자국을 만들어냈다.
서정희는 샤워를 마치고화이트 파자마를 입고 침대에 기대누웠다.
모찌가 그녀의 품에 안겨 코를 골고 있었다.
정희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읽은지 꽤 되었는데도 배는 출발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보니 까만 바다가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는데 마치 바다에 떨어진 진주 같았다.
잠이 몰려와 하품을 한 정희는 책을 덮고 막 자려고 침대에 누웠다.
"두두두."
헬기 프러펠러가 도는 소리가 바다를 건너 정희의 고막을 타고 전해졌다.
순식간에 잠기가 사라졌다.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 날씨에 헬기 비행이라니. 도대체 어떤 사람이 목숨 걸고 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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