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6장
문 옆에 기댄 정희의 얼굴은 점점 창백해졌고 몸까지 불안함에 덜덜 떨려왔다.
염정훈이 정한을 안고 섬에 나타났을 때의 일이 다시 떠올랐다. 염정훈이 강압적인 태도로 섬의 모든 사람들의 목숨으로 자신을 협박했었다.
그날 정희는 얼마나 비굴하게 빌었는가. 평생 그의 곁을 떠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서야 섬 사람들의 목숨을 지켰다.
하지만 그녀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염정훈이 차가운 얼굴로 '내가 말했지. 넌 어디도 도망 못 간다고.'라고 하는 모습이 서정희의 뇌리를 스쳤다.
창백해진 얼굴로 바람에 마구 흩날리는 머리카락도 그대로 둔 채 문 옆에 기대어 서있는 정희를 본 정원정이 급히 다가왔다.
"누나, 안색이 왜 이렇게 안 좋아요? 또 위가 아프기 시작했어요?"
정희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바닷바람에 몸이 으슬으슬 떨려왔고 입술도 파래졌다. "원정아, 나 후회 돼."
울음을 터뜨릴 듯한 정희의 모습에 정원정은 마음이 아팠다.
"누나, 그게 무슨 소리예요? 조금만 더 버티면 자유의 몸이에요. 누나, 힘 내요. 승리가 바로 눈 앞에 있어요."
정희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게 아니야. 그 사람은 절대 날 놔주지 않을 거야. 날 원래 있던 곳에 데려다 줘. 평생 A시를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했어. 지금 이렇게 붙잡히면 반드시 너한테 피해가 갈거야."
"누나, 의례적으로 하는 해양경찰 업무 집행일 뿐이에요. 이상한 생각하지 마세요. 아저씨랑 곧 만날 생각만 해요."
정원정이 참을성 있게 말을 덧붙였다. "이미 사람을 시켜서 섬을 이쁘게 정리해뒀어요. 거긴 엄청 이쁠 거예요. 여러 색의 부겐빌리아가 만개했는데 정말 이뻐요."
"또, 길가에 야자나무가 엄청 많이 심어져있는데 길 가다가 마시고 싶으면 사람 불러서 코코넛을 딸 수 있어요. 바로 빨대 꽂아서 마실 수 있는데 제가 마셔봤거든요? 엄청 달고 신선해요."
"그리고 바닷물도 엄청 깨끗해서 바다에서 물고기가 한눈에 다 보여요. 누나 다이빙 좋아하잖아요. 저랑 같이 다이빙도 하고 이쁜 물고기랑 산호초도 보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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