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305장

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빗줄기도 점점 굵어졌다. 거대한 풍랑이 배 위로 소용돌이쳤다. 서정희는 따뜻한 선실에 앉아 풍랑에 오르락내리락하는 무중력함을 느꼈다. 하지만 정희는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이런 느낌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정원정은 매우 세심한 아이였다. 미리 사람을 시켜 방을 꾸미도록 했는데 정희가 살던 예전 방과 분위기가 거의 비슷했다. 모찌는 숨숨집에서 나른하게 잠을 취하고 있었다. 방안에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향초 캔들을 피우고 잔잔한 음악을 틀었다. 테이블 위에는 정원정이 사온 여러가지 정희가 좋아하는 디저트가 놓여있었다. 베이글, 까눌레, 다쿠아즈와 따뜻한 유자차. 서정희는 입맛이 없어 책 한 권을 들고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두 줄도 읽지 못하고 눈길을 딴데로 돌렸다. 뜨거운 가마 속의 개미처럼 불안한 듯 방안을 서성이기 시작했다. 순간 배가 멈춰섰다. 정희는 더욱 불안해졌다. 책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 앞에서 마주친 정원정이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정희를 안심시켰다 "누나." "원정아, 무슨 일이야?" "괜찮아, 누나. 지금 너무 긴장했어요." 서정희의 초조함과 불안함을 역력히 느낀 정원정이 웃으며 위로했다.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면 욕조에 물 받아놓고 몸 좀 따뜻하게 하고 있어요. 편안하게 해주는 아로마 오일 준비해뒀으니까 한번 써봐요." 서정희는 고개를 저었다. "배는 왜 멈춘거야? 우리 아직 국경 못 넘었지?" "걱정 마요. 해양경찰이 업무 수행하는 거예요. 보통 밀수품이나 마약 같은 거를 조사하는데 협조만 잘 하면 바로 다시 출발할 수 있어요." 정원정이 정희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우린 이미 그 곳을 벗어났어요. 염정훈은 누나 못 찾아요." 정원정의 햇살마냥 따뜻한 표정은 동생이 아니라 믿음직한 오빠처럼 느껴졌다. 정희는 원정이 자신보다 한 살 어리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하지만 지금은 앳된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다. "원정아, 너도 그냥 학생일 뿐인데 왜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거야?" 정희는 문득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