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3장
서정희는 울음을 그쳤다. 그녀의 흐릿한 시선은 정원정의 맑은 두 눈과 마주쳤다.
그의 눈동자에 자신의 모습이 비춰졌다. 잘생긴 얼굴에는 소년의 치기가 전혀 보이지 않았고, 성숙함과 진지함만이 남아있었다.
미련?
서재평은 이미 안전하게 구출됐고, 복수야 나중에 하면 그만이다. 나중에 반드시 갚아줄 것이다.
그리고 머릿속에 잠시나마 염정훈의 얼굴이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서정희는 얼른 그 얼굴을 머릿속에 밀어냈다.
“그래. 그런데 떠나기 전에 아빠를 한 번 만나보고 싶어. 가능할까?”
“알았어요. 제가 안배할게요.”
서정희는 계속해서 상처를 처리했다. 그녀는 거즈를 건장한 정원정의 등에 한 겹 또 한 겹 싸맸다.
그때 서정희는 깜짝 놀랐다. 정원정의 등 뒤에 상처 자국이 엄청 많았다.
“원정아, 몸에 흉터가 왜 이렇게 많아?”
정원정은 가볍게 웃으면서 말했다.
“저 누나한테 우리 집 상황에 대해 말한 적 없죠? 들어 볼래요?”
“응.”
서정희는 대야에 따뜻한 물을 가지고 와서 정원정의 몸에 묻은 핏자국을 부드럽게 닦아주었다.
“엄마는 제가 어렸을 때 돌아갔어요. 그런데 아빠 때문에 돌아갔다는 얘기는 누구한테도 한 적이 없어요. 아빠는 가정 폭력이 심했어요.”
물을 짜고 있던 서정희는 멈칫하고 고개를 돌려 정원정을 바라봤다.
난색 불빛 아래 소년의 얼굴에는 풋풋함이 없었다. 오늘따라 유난히 성숙해 보였다. 그의 몸매도 그녀의 기억과는 전혀 달랐다.
정원정은 살짝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결후가 유난히 두드러졌다. 그는 가볍게 웃더니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아빠는 돈과 술을 너무 좋아했어요. 사업이 잘 안 될 때마다 술 마시고는 집에 돌아와서 엄마를 때렸어요. 제 몸의 상처도 대부분은 아빠 때문에 생긴 거예요. 엄마는 저 때문에 계속해서 참고 살았죠. 그러던 어느 날, 그날 밤에는 눈이 크게 내렸어요. 아빠는 주식을 하다가 밑졌어요. 그는 어김없이 만취한 상태로 들어왔고, 다리미로 제 몸을 지졌어요.”
“누나, 달아오른 다리미가 피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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