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2장
정원정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서정희는 그래도 사전에 병원측에 붙여둔 사람들에게 연락했다. 과연, 서재평을 이전하는 과정에 사고가 발생했다. 약속된 시간이 다 되었지만 정원정은 돌아오지 않았다.
오늘밤은 유난히 짙은 흑암이 드리워졌다. 하늘에는 별 하나 보이지 않았다.
정원은 여전히 따뜻했다. 은은한 불빛 아래 벚꽃잎이 춤 추 듯 휘날렸다. 서정희는 복을 기원하는 공을 나무에 걸었다.
바람이 불자 공에 달린 방울이 울렸다. 계속해서 울리는 방울 소리에 서정희의 마음은 갈수록 불안했다. 그는 정원정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몹시 걱정됐다.
딸랑딸랑!
방울이 점점 더 세게 움직이더니 나무에 잘 걸려있던 공이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면서 요란한 소리가 울려 펴졌다.
빨간 공은 자갈길에서 데굴데굴 굴러가더니 서정희가 잡기도 전에 한 사람의 발 앞에서 멈췄다.
정원정이었다. 그는 공을 줍고 서정희를 향해 찬란한 미소를 지었다.
“누나, 저 왔어요.”
서정희는 그에게로 달려갔다.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원정아, 괜찮아?”
정원정은 고개를 저으면서 긴 손가락으로 손에 쥔 공을 만지작거렸다.
“누나가 기도해주고 있는데, 제가 무슨 일이 있겠어요? 중도에 돌발 상황이 있긴 했지만 다행히 아저씨는 제가 안전한 곳으로 이전했어요. 약속된 시간에 돌아오지 못해서 누나를 괜히 걱정시켰네요.”
서정희는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
“돌발 상황이라니?”
“우리 사람 외에, 여러 군데 사람들이 모였더라고요. 그 사람들이 무고한 시민들에게도 총을 겨눴어요. 염정훈도 있었고요.”
서정희는 등골이 오싹했다.
“그 사람이 아빠를 이용해서 나를 붙잡으려고 그런 거지? 사상자는 없었어?”
정원정의 머릿속에는 여러 사람이 총에 맞아 쓰러지고, 새하얀 벽이 사람들의 피로 물든 장면이 떠올랐다. 그러나 그는 억울한듯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당시 상황이 너무 복잡해서 아저씨를 돌보느라 다른 사람들을 살펴볼 겨를이 없었어요. 이번에 제가 고용병들과 함께 가서 다행이었어요.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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