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8장
귓가에 소음이 가득했지만 서정희는 염정훈과 변선희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그녀는 참 아이러니 하다고 느꼈다. 가족이라는 사람은 그녀가 죽기를 바라고, 자신을 그토록 원하는 남자는 오히려 죽더라도 자신의 목숨을 살리려고 했다.
이런 엄마한테 더 이상 기대할게 뭐가 있을까?
예전에 그녀는 항상 집 앞에 앉아 변선희가 따나는 골목길을 지켜보곤 했다. 염정훈과 사이가 나빠진 때도 똑같은 일을 했었다.
차가워진 음식을 데우고 또 데우고, 집 앞의 계단에 앉아서 하염없이 기다렸다.
정원에 있는 식물이 사계절을 겪는 것을 지켜보아 왔지만 기다리는 사람은 끝내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일생은 웃음거리었다.
서정희는 코웃음을 치며 또박또박 말했다.
"백 사모님, 당신의 다음 생은 원하지 않아요. 설령 다음 생이 있더라도, 저는 그저 당신과 마주칠 일이 없기를 바래요!"
"정희야, 미안해. 엄마도 어쩔 수 없어..."
눈물이 변선희의 얼굴을 적셨다. 이러고 싶지 않지만 그녀는 백선을 너무 사랑해서 그가 외동딸을 잃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유산한 후 임신을 할 수 없었고 백지연이 죽으면 백씨 가문은 유일한 후계자를 잃는거와 마찬가지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는 백지연을 죽게 내벼려 둘 수 없었다.
친딸의 목숨을 희생해야 한다고 해도 그녀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서정희는 그녀의 말을 아랑곳 하지 않았다. "염정훈. 이런 삶, 난 참을 만큼 참았어. 네가 진 빚은 너무 많아 목숨으로 갚을 수 있는게 아니야."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기억해, 그녀가 날 죽인거야! 그녀가 범인이니 내가 죽으면 그녀한테 찾아가 복수해줘."
염정훈은 뭔가 잘못됐다는 예감이 들었다. "정희야, 왜 이러는 거야? 침착해, 함부로 행동하지 마."
서정희는 눈을 감았다. 바닷물이 배를 때리는 소리가 들렸고 멀리서 갈매기의 울음소리도 들려왔다.
그것은 자유의 향기었다.
카메라가 잡히지 않은 곳에서 그녀는 숨겨둔 칼로 밧줄을 조금씩 잘랐다.
밧줄이 끊어지려는 순간, 그녀는 염정훈을 향해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