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0장

서정희는 변선희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었다. 당시 딸을 버리고 해외로 떠나 이제야 겨우 돌아왔는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딸을 보상하는 것이 아닌가? 지금 이러는 건 자신의 평판을 망칠뿐만 아니라 엄마인 그녀한테도 좋을 게 없는데 왜 이러시는 거지? 변선희는 잠시 멍하니 서있다가 다시 사납게 변했다. "서정희, 내가 너 어릴때부터 사람은 양심 있어야 한다고 가르쳤지. 이런 짓을 저지르다니, 벼락에 맞을까 봐 두렵지도 않아?" 서정희는 주먹을 너무 세게 쥐어 피까지 흘렀다. "내가 왜 두려워해야 하죠? 두려움은 오히려 그녀가 느껴야..."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차분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백사모님, 대표님이 두 분 모셔 오라고 했습니다." 소문이 비서실까지 퍼졌다. 진영은 공손하게 두 사람을 데리고 나갔다. 서정희는 고개를 숙인 채 변선희의 뒷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기억 속 모습과 거의 똑같았다. 그녀는 그저 자신이 우습게 느껴졌다. 엄마가 이런 사람인 줄 알았다면 과연 기대를 품고 기다렸을까? 진영은 문을 열고 공손하게 변선희를 모시고 들어갔다. "백 사모님, 이쪽에 앉으시면 됩니다." 변선희가 자리에 앉고 진영이 서정희에게 손짓을 하자 그녀는 먼저 말을 끊었다. "괜찮아요, 저는 그냥 서 있을게요." 염정훈은 손에 쥔 서류를 내려놓고 일어섰다. 그의 속도는 하도 빨라 서정희 옆을 지나갈 때 찬바람을 일으켰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변선희의 맞은편에 앉았고 기분이 매우 안좋아 보였다. 서제평도 백선도 변선희 앞에서 온화한 모습만 보여주다 보니 그녀는 염정훈의 압박에 적응할 수 없었다. "회사에 오신다고 미리 연락을 주셨으면 마중 나갈 사람이라도 보냈을 텐데 죄송해요." 염정훈은 테이블앞에 앉아 태연하게 물을 끓여 차를 올렸고 그 솜씨는 노인처럼 능숙했다. 변선희는 아래층에서 떠드는 모습과 달리 손을 무릎위에 얹고 차분하게 대응했다. "딸을 만나러 왔어요." 염정훈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고 어조도 매우 부드러웠다. 그는 능숙하게 찻잔을 닦으며 다시 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