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1장

뜻밖에도 염정훈은 화를 내지 않고 손에 든 담배를 버렸다. 서정희가 떠나도 막지 않았고 목소리만 은은히 들려왔다. "서정희, 나를 속지 마." 그는 서정희의 뒷모습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녀가 돌아올 줄 알았는데 서정희는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바람에 담배는 꺼졌고 서정희는 이미 옥상을 떠났다. 염정훈은 고개를 들어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았지만 겹겹이 쌓인 구름에 가려져 한두 개만 희미하게 보였다. 서정희의 숨겨진 목적은 무엇일까? 그날 그녀가 한 말이 떠올랐다. 염화진을 죽인게 서제평이 아니라면 누구였을까? "대표님, 사모님은 한참 떠났어요." 진영은 그림자마냥 어둠속에 서있었다. 염정훈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진영, 화진이 일을 다시 한 번 조사하고 싶어." "사모님 때문인 건가요?" 진영은 이미 결론을 내린 일을 왜 다시 조사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특히 이 일은 염정훈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겨 평소에 언급도 못하게 했다. 다시 조사하는 건 아물지 않은 상처를 다시 찢는 것과 마찬가지며 이전의 고통보다 몇 배는 더 할 것이다. "갑자기 생긴 일이라 증거가 확실해 보였지만 사실은 분노에 차서 내린 결론이었고, 그 후 2년 동안 화진이를 잃은 슬픔에 빠져 화진이의 죽음이 서정희탓이라고 생각했어. 만약에..." 염정훈의 팔이 잠시 떨렸다. "만약에 정말 서제평이 아니라면, 앞으로 서정희 얼굴을 어떻게 봐? " 많은 일들은 디테일을 꼼꼼히 조사하지 못했다. 특히 그 일이 염정훈에게 민감한 문제라 모두 자동으로 피했기 때문이다. "대표님, 그때 일은 증거가 확실하니 더는 고민하지 마세요." 염정훈은 진영을 바라보았다. "넌 서제평이 어떻게 생각해?" "이 일을 떠나서 예전의 그는 온화하고 관대하며 훌륭한 아버지이자 삶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었어요. 그런 일들이 없었으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래, 그일만 없었다면 모든게 달라지지 않았을 거야." 진영은 염정훈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 "대표님, 그러니까..." "시체를 발견하고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