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0장

서정희는 그제서야 안도의 숨을 쉬었다. 깜짝 놀랐잖아! 집에 가서 백지연을 달래지 않고 여기 숨어서 뭐하는 거지? "대표님도 아직 안갔네요." 염정훈은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널 기다리고 있었지." 서정희는 염정훈이 이상하다는 것을 직감했다. 라이터의 불빛이 그의 반쪽 얼굴에 비춰 마치 천사와 악마가 한몸에 존재한 것 같았다. "저를요?"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차가운 기운에 놀라 서정희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는 아무 말도 안하고 앞으로 걸어갔다. 서정희는 그가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었고, 뒤를 딸아 엘리베이터를 타서 꼭대기 층으로 향했다. 옥상에는 바람이 세게 불었다. 이미 봄인데도 저녁의 바람은 여전히 한기가 섞여 있어 염정훈의 뒷모습처럼 차가웠다. 서정희는 참지 못하고 목을 움츠렸다. 여기서 자신을 죽이는 건 아니겠지? 염정훈의 약간 포악한 분위기는 회사의 대표보다 산적에 더 가까웠다. 그는 담배를 폈고 하얀 안개가 그의 얼굴을 가렸다. 먼 곳의 불빛이 그의 뒤를 비춰 별처럼 반짝거렸지만 그는 여전히 차가워 보였다. "대표님, 무슨 일이시죠?" 염정훈은 그녀를 빤히 보았다. 거봐, 원하는게 없으면 그녀는 눈길도 주기 싫어했다. 이런 사람이 스스로 자기 곁에 와서 일 하는게 정말 가능한가? "염진 그룹에 온 목적이 뭐야?" 염정훈은 담배를 들고 벽에 기대어 무심하게 물었다. 서정희는 그가 왜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무언가를 감지한 것일까? "전에 말했잖아요. 지금의 삶이 지겨워서 자아가치를 실현하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 싶어서요." 염정훈은 어두운 표정으로 그녀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 서정희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해 뒤로 물러섰다. 그녀의 몸은 벽에 닿았고 염정훈은 멈추지 않고 계속 다가와 그녀의 턱을 잡았다. 담배는 여전히 그의 손가락 사이에 껴있었다. 연기와 불빛이 서정희의 뺨 주위에 감돌았다. 그녀는 담배가 얼굴에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감지했고 그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의사로서 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