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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장

서정희는 백지연을 화나게 할 생각이 전혀 없고 백지연이 이렇게 빨리 올 줄도 예상하지 못했다. 백지연이 안 그래도 자기를 죽도록 미워하는데 대표 사무실에 있는 것을 알면 염진 그룹을 발칵 뒤집어 놓을 것이다. 서정희는 염진 그룹으로 들어온 목적을 생각하며 절대 백지연 때문에 자기계획을 망쳐서는 안 된다고 다시 한번 속으로 되뇌였다. 서정희는 염정훈의 가슴을 두 손으로 밀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나 염정훈은 마치 오랫동안 갈망하고 있었던 것을 실현하 듯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사람처럼 서정희를 꿋꿋이 잡고 놓지 않으려 했다. 곧 백지연이 들이닥칠 생각에 서정희는 안절부절 했지만 염정훈은 서정희를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는 듯하다. 밖에 있는 백지연은 자기가 분명 염정훈의 약혼녀 임에도 진영이 도둑을 막는 것처럼 행동하자 못마땅한 얼굴로 말했다. “왜요? 내 약혼자를 만나는 것도 예약하고 와야 해요? 비켜요.” 서정희는 당장이라도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아 있는 힘껏 그를 밀쳐 염정훈의 품을 벗어났다. 염정훈, 이 인간은 한편으로는 자신을 놓아주지 않으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백씨 가문과 혼사를 준비하고 있다. 도대체 머릿속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저히 알 수 없다. 정말 백지연을 좋아한다면 이런 상황에 어떻게 자신의 팔을 붙잡고 놓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서정희는 화가 난 두 눈을 부릅뜨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염정훈, 미쳤어?” 염정훈은 활짝 웃으며 흥미진진한 얼굴로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봤다. 그는 그저 그녀의 이 말이 서정희의 본심만 아니길 바랄 뿐이었다. 서정희는 마치 주인 잃은 강아지처럼 방안을 두리번거리며 숨을 곳을 찾았다. 책장 캐비닛을 열어보기도 하고 소파 밑에 엎드려 숨을 곳이 있는지 보기도 했다. 그러나 한 바퀴 다 둘러봐도 염정훈의 사무실에 서정희가 숨을 만한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서정희는 저도 모르게 작은 목소리로 불평했다. “대표실에 다른 방은 없어?” “어?” “나는 어찌 됐든 당신 전처야. 백지연에게 들키면 또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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