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2장
예전의 서정희라면 당장 염정훈의 앞에 달려가 상처를 확인했거나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마음 아파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때의 서정희가 아니다.
설사 두 사람이 헤어진 게 누군가 뒤에서 계획한 일이라고 할지라도 서제평의 병세가 염정훈과 상관이 없다고 해도 이 사람은 이제 서정희에게 과거일 뿐이다.
서정희는 반드시 염정훈이 옆에 없는 생활에 익숙해져야 했다.
그녀는 대표실 문 앞에 공손히 서서 낮은 소리로 말했다.
“염 대표님, 기획안을 가지고 왔습니다.”
염정훈은 눈을 지그시 감은 채로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리 와.”
서정희는 기획안을 품에 안은 채 염정훈의 옆으로 다가갔다.
“염 대표가 보기 힘들면 내가 옆에서 읽을게.”
예전에 염정훈이 바쁠 때 두 사람은 이렇게 했었다. 염정훈이 쉬고 있으면 서정희가 옆에서 읽었고 염정훈이 자기 의사 결정을 말하면 서정희가 기획안을 그의 의사대로 처리했다.
서정희의 말에 염정훈은 눈을 천천히 뜨더니 그녀의 손목을 잡고 살며시 자기 품속으로 끌어당겼다. 그렇게 서정희의 가녀린 몸이 그의 품에 쏙 안겼다.
서정희는 깜짝 놀랐다. 어제저녁까지도 화를 내며 자기더러 꺼지라고 한 남자가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염정훈의 손에 이끌려 갑자기 그의 품에 안기면서 서정희의 손에 있던 자료도 전부 바닥에 떨어졌다. 백지연이 밖에서 회장 사모님의 행세를 하고 있을 때 회장인 염정훈은 오히려 대표실에서 전 부인을 껴안고 있는 상황이 서정희의 머릿속을 너무 혼란스럽게 했다.
“염 대표, 이게 무슨 짓이야?”
그녀는 조금 전까지 지그시 감고 있던 염정훈의 까만 눈동자를 바라봤다. 그의 눈은 그 어떤 원망도 사랑도 없이 마치 잔잔한 호수 같았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조차 전혀 알 수 없었다.
“오늘 회사 단톡방 안에서 꽤 유명해졌다며?”
“응. 당신과 어느 정도 연관은 있지.”
배후에 있는 사람은 김 사장과 그녀가 호텔로 들어가는 모습만 찍었을 뿐 실제 김 사장과 가까이 있는 증거로 될만한 사진은 찍지 못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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