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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장

왜 이렇게 된 걸까? 그녀는 2년 전의 그 근심 걱정 없는 때로 돌아가고 싶었다. “응, 나 여기 있어.” 그는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그녀에게 대답했다. 서정희는 지금 이 순간의 다정함은 그저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도 이렇게 가까이 접촉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지만 저도 모르게 그 조그마한 온기라도 붙잡고 싶었다. 염정훈, 네가 여전히 너였다면 얼마나 좋을까? …… 염정훈은 해가 거의 뜰 때쯤 잠에서 깨어났다. 아직 눈을 뜨기도 전에 품속에 누가 있는 게 느껴졌다. 어젯밤에 자신이 마신 그 빈 술병들이 떠올랐다. 염정훈은 주량이 센 데다 늘 절제하고 있던 탓에 술을 마시고 블랙 아웃되는 상황은 한 번도 없었다.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왔지만 어젯밤 일은 하나도 떠오르지 않아 조금 불안한 마음이 생겨났다. 심지어는 두 눈을 뜨고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나서야 눈을 뜬 그는 품 안에 안긴 여자가 서정희라는 것을 보자 그제야 길게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두 사람의 현재 상황을 떠올린 그는 곧바로 그녀를 거세게 밀쳐내려 했다. 팔을 빼내려던 염정훈의 시선이 별안간 서정희의 얼굴로 향하더니 그대로 멈췄다. 이렇게 조용히 그녀를 지켜본 게 얼마 만인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최근 두 사람의 만남을 떠올리면 긴장된 분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다. 화장하지 않자 하얗게 된 얼굴이 가려지지 않았다. 비록 예전에도 하얗긴 했지만 지금은 좀 너무 하얀 게 아닌가 싶었다. 하얗게 질려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았다. 뚜렷한 이목구비에는 핏기 하나 보이지 않아 만화 속의 요괴같이 하얘 보였다. 서정희는 몸을 옆으로 돌린 채 그의 팔을 베고 자고 있었다. 예전처럼 팔과 다리로 그를 감싸고 자는 게 아니라 작은 새우처럼 몸을 웅크리고 자고 있었다. 염정훈의 입꼬리에 자조적인 미소가 걸렸다. 이제 서정희는 그를 믿고 있지 않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렇게 생각하자 마음속에 알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염정훈은 팔을 세게 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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