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9장
바보 멍청이인 줄 알았던 서정희가 진작부터 대처 방법을 생각해 낸 여우인 줄은 이미림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서정희 씨, 나도 그냥 손이 미끄러지며 찍힌 건데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우리 이렇게 하는 거 어때요? 이번 프로젝트의 실적 일부분을 정희 씨에게로 넘길게요.”
이미림은 바로 자세를 낮추고 서정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서정희는 사실 이미림보다 배후에 누가 이런 짓을 하고 있는지가 더 궁금했다.
상대방은 마치 어둠 속에 숨어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는 것 같았다.
서정희는 코웃음을 치며 물었다.
“그만한 실적이 내 눈에 들어오기라도 하는 줄 알아요?”
“그럼 어떻게 할 건데요? 이미 엎질러진 물이에요. 다시 주워 담을 수도 없는데 어떡해요?”
“다른 사진 더 찍힌 거 없어요?”
사실 이것보다 서정희이에게 더 신경이 쓰이는 것은 혹시라도 염정훈과 같이 있는 게 찍히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었다.
“다른 사진이요? 없어요. 이 두 장밖에 없다고요. 다른 사진이 더 있었으면 내가 진작에 뿌렸겠죠.”
이미림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나는 그저 내 화를 풀 곳이 필요했어요.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요. 지금이라도 이건 서정희 씨가 아니라 나라고 누명을 벗겨드릴까요?”
“누명이요?”
서정희는 코웃음을 쳤다.
“그게 과연 소용이 있을까요? 사람들은 도둑이 제 발 저려 무서워서 어떻게든 피하려고 그런다 생각할 거 아니에요! 일단은 이미림 씨가 시킨 사람보고 찍은 사진들 다 달라고 해요. 안 그러면 하룻밤 보낸 영상을 인터넷에 퍼뜨릴 거니까.”
“다른... 다른 사진이 어떻게 더 있어요? 있으면 내가 진작에 보냈겠죠.”
서정희는 그녀 앞으로 한 발짝 더 다가서며 말했다.
“진짜 없는 거예요? 아니면 못 꺼내는 거예요?”
“서정희 씨, 그게 무슨 뜻이에요?”
“말해요! 당신에게 사진을 준 사람이 대체 누구예요?”
염정훈과 오랫동안 같이 있으면서 서정희는 어느새 그의 카리스마와 기세까지 물들었다.
서정희가 한발 한발 그녀 앞으로 가까이 가자 두려움에 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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