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6장

백지연은 이 사건을 빌미로 서정희에게 복수하고 있었다. 그녀는 서장희가 자신을 땅바닥에 누르고 때리는 광경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눈을 가진 이상 서정희의 안색이 얼마나 안 좋은지는 다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바로 이 계기를 빌려 서정희가 영영 안 깨어나기를 바랐다. 서정희가 일어서지 못하자 백지연은 있는 힘을 다해 발로 찼다. “지연아, 그만해.” 변선희는 백지연을 말리려 했다. 평소에도 변선희의 말을 귓등으로 듣던 백지연이 말을 들을 리가 없었다. “엄마, 서정희가 연기 잘한다고 저한테 그랬잖아요. 이렇게 혼내지 않으면 남이 봤을 때 우리가 서정희를 괴롭히는 것밖에 안 돼요.” 발로 차는 것도 모자라 백지연은 서정희의 뺨을 냅다 갈겼다. “비천한 년! 아픈 척 하기는!” 서정희는 되받아치려고 했으나 말이 나가지 않고 정신을 점점 잃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는 가운데 누군가가 자신을 일으키면서 귓가에 대고 말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말인지는 들리지가 않았다. 서정희는 낮은 소리로 간신히 소리를 냈다. “집, 집에 가고 싶어......” 그러자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데려다 줄게.” 그러고는 누군가의 등에 업혔고, 머리가 맥없이 그 사람의 어깨에 드리워졌다. 그 사람은 힘찬 발걸음으로 자신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 서정희는 갑자기 오래전에 아이들한테 괴롭힘 당하던 일이 떠올랐다. 애들이 끊임없이 자신에게 돌멩이와 흙덩어리를 뿌리면서 놀려댔다. “서정희는 엄마가 없는 애야.” “다른 남자랑 눈이 맞아서 널 버렸다며? 너희 엄마 진짜 후져!” 화가 잔뜩 난 어린 서정희는 애들이랑 몸싸움을 해댔다. 하지만 애들이 너무 많아서 힘없이 맞고만 있었다. 그때 서재평이 찾아왔다. 서정희는 울면서 서재평의 손을 잡고 말했다. “애들이 나 엄마 없는 아이라고 놀려.” 서재평은 미소를 짓더니 어린 서정희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바보, 아빠가 있잖아.” “그런데, 난......엄마가 보고 싶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