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7장
변선희는 고민도 없이 답했다. “그럼 아니야? 둘이 아직 같이 산다며. 정희야, 이혼이 무슨 뜻인지 몰라서 그래? 넌 아직 젊고 계속 이러다가 너 자신한테 폐를 끼칠 뿐만 아니라, 정훈과 지연이도 손가락질을 받게 될 거야. 둘이 하는 사랑에 한 사람을 더 끼면 절대 행복할 수 없어.”
서정희는 아픈게 심장인지 위인지 더이상 구분할 수 없었고 마치 작은 거미들이 자기의 오장육부를 갉아 먹는 것처럼 느껴져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다.
그녀는 슬픔을 애써 참았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결국 웃음 밖에 안나왔다. “저를 그런 사람으로 보시는군요.”
“엄마, 동생 탓하지 마요. 아직 어리잖아요, 철 없는 건 당연하죠. 가족끼리 서로 이해 해야죠, 전 괜찮아요.”
이말은 백지연을 유난히 관대한 사람으로 만들었고 그녀에 비해 서정희는 속이 좁아 보였다.
변선희는 정색을 했다. “지연아, 걱정 마. 정희는 내 딸이야. 내가 반드시 이 일을 잘 처리하고 애가 다시는 너와 정훈이 사이에 끼지 못하게 할게.”
서정희는 내장에 피가 흘리는 것 같았다. 목구멍에서 피 맛을 느꼈다.
하지만 이 사람들 앞에서 나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애써 피를 삼켰다.
피 냄새가 입안에서 번졌다. 그녀가 입을 여는 순간 염정훈이 차갑게 말했다. “서정희는 잘못한게 없어요. 제가 그녀를 돌보고 싶어서 그런거에요.”
“정훈씨가 착한 사람인 건 알아요. 하지만 이 아이 대신 변명할 필요는 없어요. 애는 어릴 때부터 거짓말을 했어요. 제가 애를 너무 잘 알거든요, 갖고 싶은게 있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아이에요.”
서정희는 손가락이 하얗게 변할 정도로 주먹을 세게 쥐었고 옷자락도 모양이 틀어졌다.
그녀는 심지어 해명하고 싶은 마음도 사라졌다. 그렇다, 어릴 때 아픈척을 한적이 있다.
하지만 그 이유는 같은 반 친구가 자신이 아플 때 바쁘시던 엄마가 일을 쉬고 집에서 자신을 부드럽게 돌보고 먹고 싶은 것도 만들어 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아픈척을 해서라도 자신을 차갑게 대하는 엄마의 눈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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