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6장
비록 염정훈과 백지연 둘 관계는 이미 확정됐지만,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것과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서정희는 방에서 나온 남자를 빤히 쳐다보았고 둘의 시선이 드디여 마주쳤다.
그녀를 본 염정훈은 매우 의아해했고 해명을 하고 싶었지만 결국 입을 열지 않았다.
이 때 변선희가 말을 걸었다. “정훈씨, 잘 잤어요? 적응 못 하면 이따가 내가 매트리스를 제작 주문 할게요. 결혼하면 여기서 자는 일이 자주 있을테니 본인 집이라고 생각하고 필요한거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요.”
백지연도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착한 딸인듯 연기했다. “역시 엄마가 생각이 깊으셔, 저희 어제 잘 못 잤거든요.”
이 말을 할 때 백지연은 무언가를 암시하듯 매우 수줍어 보였다.
서정희는 그제서야 이 번 요청의 의미를 깨달았다.
딸을 그리워서가 아니라 변선희는 일부러 자신을 불러와 경고를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현실을 직시하고 스스로 이 관계에서 물러나라고.
참 아이러니하다.
친 엄마라는 사람이 웃음 가득 찬 얼굴로 의붓딸의 비위를 맞추고 그녀의 모든 취향을 마음에 세겼는데 반대로 딸이 좋아하는 아침메뉴는 하나도 기억하지 못했다.
어쩌면 자신의 출생자체가 의외였을 지도 모른다.
예전에 서정희는 그녀가 고충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세상에 자신의 딸을 사랑하지 않는 엄마가 있나?
서정희는 이제서야 정말 이런 여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랑하지 않으니까 자신의 취향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반대로 백지연은 사랑하는 사람의 딸이니 어떻게든 비위를 마췄다.
서정희는 회기애애한 네 사람을 보면서 제외된 느낌을 받았다.
염전훈에게 배신당하는 것이 가장 고통스러운게 아니었다. 가장 아픈 건 10년 넘게 그리워했던 엄마가 가슴에 꽂힌 비수를 직접 뽑는 것이다.
그리고 숨을 돌릴 틈도 주지 않고 그녀는 또 비수를 같은 자리게 세게 꽂았다.
몇 번이고 반복해서 상처투성이가 된 가슴을 찔렀다.
서정희는 차갑게 시선을 돌렸다. 이 사람들을 더 보다가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
“백 사모님,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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