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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1장

서명환은 어릴 적부터 모든 면에서 서강태보다 못했다. 그는 태어난 그날부터 서강태의 빛에 가려져 살아왔다. 서강태에 대한 그의 증오심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었다. 서강태만 없었다면 상업의 귀재라는 타이틀은 본인 것이었을 거라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아버지의 도움 없이 서강태가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그래서 서강태가 아버지의 친 자식이 아니란 사실을 알고나서 서명환은 드디어 자신이 서강태보다 지위가 높아졌다고 생각해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부장성의 출현으로 서명환이 자랑스럽게 여겼던 ‘정통 신분’도 산산조각이 났다. 서명환의 안색이 눈에 띄게 안 좋아졌다. 모두의 관심이 부장성과 서강태에게 쏠려 있었고 아무도 서명환 부자를 신경 쓰지 않았다. 부장성은 서정희의 일은 밝히지 않고 인사를 건넸다. “형님, 처음 뵙겠습니다. 이복 동생 부장성이라고 합니다. 아버지는 신분 때문에 올 수 없어서 제가 대표로 오게 되었습니다.” “아버지…” 서강태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서강태는 기억이 있을 때부터 자신은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었고 아버지가 누구냐고 어머니에게 자주 물었었다. 그때마다 어머니는 자애롭게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중에 서태환을 만났을 때 어머니가 그 분이 아버지라고 했었다. 서태환이 자신을 친아들처럼 잘 대해줬지만 사실 친아버지가 아니란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가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 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더이상 묻지 않았다. 게다가 서태환이 자신을 친아들보다 더 잘 대해주니 서강태로서는 나쁜 일이 아니었다. 서강태는 친아버지가 자신을 먼저 찾아올 줄은, 서씨 집안 말고도 다른 가족이 있을 줄은 몰랐다. 감정에 북받친 서강태를 본 부장성이 그를 부축하며 입을 열었다. “아버지가 형님의 존재를 알고나서 무척 기뻐하셨어요. 형님이 어디에 있든 이제부터는 부씨 집안 사람이에요.” 부장성이 서강태를 보며 말했지만 사실 이 말은 이 자리에 있는 서씨 집안 사람들에게 한 말이었다. 서강태가 어떤 신분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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