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04장
소희는 밤빛 아래에 앉아 서로 껴안고 있는 두 사람을 입가에 미소를 띠고 가만히 바라보았다.
손에는 휴대폰이 들려 있었다. 소희는 영상통화를 걸어 염정한에게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건너편에서 해경 오빠의 흥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좀만 더 가까이 가봐. 잘 안 보여.”
민경이 해경의 머리를 밀쳤다.
“조용히 해. 엄마아빠 방해하지 말고. 그리고 머리도 좀 치워. 네 큰 머리 때문에 잘 안 보이잖아.”
“뭐라고? 형! 얘 좀 봐! 우리 둘이 이란성 쌍둥이인데 내 머리가 크면 네 머리는 작을 줄 알아?”
해경과 민경은 만나기만 하면 다투었다. 염정한과 소희와는 극과 극이었다.
비록 소희는 말을 못하지만 눈앞에는 사이가 좋은 부모님, 귓가에는 티격태격하는 오빠 언니가 있어 너무나도 행복했다.
가족이란 이런 모습이어야 했다.
엄마가 얘기했다. A시로 돌아가면 아빠랑 바로 재혼한다고. 그때가 돼야 진정한 한 가족이 될 수 있겠지.
그날은 금방 올 거야.
서정희는 이틀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몰래 가족을 돌봤다.
서정희가 곁에서 돌봐 준 덕분에 서강태는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고 눈매가 많이 부드러워졌다.
서강태는 몇 년 만에 만난 딸을 늘 자상하게 바라보았다. 서정희의 과거에 관한 자료는 이미 여러 번이나 읽어 잘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서정희에게서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어했다.
서정희는 침을 놓으며 자신의 과거를 꺼냈다.
“사실 어릴 적에 그렇게 고생한 적이 없어요. 양아버지가 절 많이 사랑해주시고 물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잘 챙겨주셨어요. 그분은 당신이 줄 수 있는 건 뭐든 다 주셨어요.”
서강태가 손을 들어 서정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보여. 그 분이 널 엄청 잘 키우셨어.”
“그럼요. 양아버지가 아직 살아 계셨다면 제가 가족을 찾은 걸 누구보다도 기뻐하셨을 거예요. 비록 잠깐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그분이 준 사랑 덕분에 그깟 힘듦도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어요. 덕분에 이렇게 친 가족도 찾을 수 있었잖아요.”
누군가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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