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88장

당시 두 사람 사이가 틀어지게 된 원인은 염화진 때문이다. 이제 염정훈은 자기 동생을 포기했다. 겉으로는 아무런 감정이 없어 보이는 염정훈이지만 속은 얼마나 괴로운지 서정희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서정희는 염정훈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많이 힘들지?” “그때의 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정희야, 나 괜찮아. 우리 모두 어른이야. 하진이가 굳이 그렇게 하겠다면 나도 방법이 없어. 게다가 이번에는 나쁜 짓을 하는 것이 아니잖아. 정희야, 이번에 정말로 너의 아버지를 구한다면 화진이가 과거에 너에게 진 빚을 갚을 수 있을까?” 두 여자 사이에 끼인 염정훈은 진작 힘들었다. 그때 염씨 가문이 서정희에게 했던 미안한 일들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저 살아 있는 동안 언젠가 그 응어리를 풀고 싶었다. 이렇게 많은 일을 겪으면서 서정희는 더 이상 예전의 그 소녀가 아니다. 서정희도 염화진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응, 더 이상 나를 건드리지 않으면.” 염정훈도 오빠로서 어쩔 수 없었다. 서강태가 그 별장에 있지 않다면 염정훈은 어떤 수단이든 가리지 않고 손을 쓸 것이다. 설령 이미 죽었다고 해도 시체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이 화근을 영원히 제거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서강태의 신분 때문에 서시우도 감히 경거망동하지 못한다. 염정훈은 더 말할 것도 없다. 풀기 어려운 매듭을 염화진이 해결해 주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에서 하늘은 어쩌면 공평한 것 같기도 하다. 서정희에게 빚진 것을 다른 방식으로 갚을 뿐이다. 오늘 두 사람 모두 힘들다. 한 명은 그녀의 아버지이고 한 명은 그의 여동생이다. 쉽게 잠을 잘 수 없었다. 염정훈은 서정희의 손을 잡고 말했다. “우리 같이 기다리자.” “응.” 날이 밝으면 결과가 있을지도 모른다. 서시우 이쪽도 초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염화진이 베놈의 사람이지만 지금 이런 시기에 실패하면 염화진은 죽을 것이다. 그러다가 그 미치광이가 서강태에게 화를 내면 둘 다 다치게 된다. 오늘 밤의 어둠은 유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