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84장
전화를 받고 당황한 염화진은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네, 말씀하세요. 제 목숨을 구했는데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서시우가 예상했던 대답이었다.
수년 전이나 얼마 전 재회했을 때나, 염화진은 평소와 다르게 항상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연애 경험은 없지만 서시우는 사업을 하면서 많은 여자를 접했다.
고마움 외에 염화진이 그에 대한 깊은 사랑이 느껴졌다.
염씨의 아가씨이지만 자신과 마주칠 때마다 그녀는 열등감에 눈을 똑바로 보지도 못했다.
서시우가 상황을 대충 말했다.
“아버님을 구해달라는 겁니까?”
“네, 도와줄 수 있나요?” 상황을 말하고도 서시우는 확신이 없었다. 아무래도 너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뜻밖에도 염화진이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어렵지만 반드시 해낼 겁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성격은 매우 과감했다.
그녀의 말을 듣고 서시우는 마음이 놓였다. “요구가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요, 최선을 다해 협조할게요.”
“아닙니다. 혼자서 하면 됩니다. 사람이 많으면 오히려 들킬 수 있어요.”
서시우는 염화진의 무서움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머리가 영리하고 수단이 독하며 일을 처리하는 데 매우 체계적이었다.
적이라면 무서운 존재였을 거다.
전화가 끊기자 양백호가 표정을 푼 서시우를 보며 물었다. “어때요?”
“일단 사람들을 철수해요.”
“그녀를 그렇게 믿으십니까? 오랜만에 본 사이잖아요.”
서시우는 길가에 떨어진 낙엽을 보고 말했다. “은혜를 평생 기억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 아이는 전혀 변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는 그 아이을 믿을 수밖에 없어요.”
양백호가 한숨을 쉬었다. “그러네요.”
서강태가 위험할 수 있으니 현재 상황에서 강제로 침입할 수는 없다.
머리를 써서 지혜롭게 해결해야만 한다.
그들은 자리에서 빠져나왔다.
같은 시각 염화진은 심씨네 집이었다. 심여정이 몰래 그녀를 데려와 신분을 밝히려고 했던 것이다.
염화진은 무정한 사람이라 가족에 대한 감정이 별로 없었다.
심여정이 이익을 내세워 유혹하며 눈물을 보여서 마지못해 따라왔다.
서시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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