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09장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머리 위에 먹구름이 깔려 있는 듯했다. 그들의 눈에 빛이라고 보이지 않았다. 무엇을 보든 비관적으로 생각했다.
지금은 다리보다는 마음이 더 중요했다. 마음의 문을 열어야 했다.
서정희는 침을 놓으며 다정하게 말했다.
“도련님이 폐를 끼친다고 생각했으면 둘째 도련님이 일도 마다하고 이곳에서 도련님을 돌보고 있겠어요? 가족은 언제든지 날 받아주고 감싸줄 수 있는 존재예요. 다섯째 아가씨가 사고로 돌아가셨다고 들었는데 그때 도련님은 어떤 기분이었어요? 도련님이 떠난다면 남은 가족분들도 그때 도련님이 느낀 기분으로 살아갈 거예요.”
“이 세상이 완벽하지 않아도 도련님이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주변 사람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잖아요. 이렇게 젊은 도련님이 죽는 것도 안 두렵다면서 뭐가 두려워서 이러는 거예요?”
서시혁이 고개를 돌려 창밖에 바람에 출렁이는 갈대밭을 바라보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게요. 죽는 것도 안 무서운데 뭐가 무서울까요? 전 그저…”
두 눈이 빛을 잃고 두 손이 힘없이 늘어졌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약을 안 먹으면 잠이 안 와요. 선생님,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다음날 해가 떠오르는 것을 기다리는 기분이 어떤지 아세요?”
“약물에 의존해 몸을 못 가누는 산송장이가 되고 싶지 않아요. 그런 삶은 1초도 버티기 힘들어요.”
서정희가 예상했던 대로였다. 여자친구의 죽음은 마음 속 깊이 자리한 상처이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처가 아물며 흉터만 남아있었다. 문득 생각날 때 아팠던 기억이 생각나겠지만 그 흉터가 몇 년이 지난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들 이유가 되진 못했다. 진정 그를 괴롭히는 것은 수면이었다.
매일 약으로 잠을 청하기 싫어 결국 이렇게 된 것이었다.
서정희는 정신 질환에 대해 잘 알진 못하지만 일부 약물은 의존증을 유발한단 것은 알고 있었다. 보통 그런 약물은 법적으로 통제를 하고 있어 주치의가 처방하더라도 매일 복용하지 않도록 용량을 철저히 통제했다.
서정희가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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