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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2장

서정희는 경각성을 높여 신동우를 쳐다보면서 뒷걸음쳤다. 그러자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 “도망칠 수 없을 거야.” 시후다! 그는 긴 벤치에 벌러덩 앉더니 다리를 꼬았다.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서정희는 시후의 신분을 추정할 수 있었다. “당신이 블랙X의 보스야?” “그래. 소원대로 만나게 해줬지.” 서정희는 그를 노려보면서 말했다. “날 판 거구나.” “블랙X에 가담해서부터 내가 경고한 거 있었잖아. 조직 내에는 거래만 있지, 친구가 없다고.” 그녀 또한 친구를 사귀려고 블랙X에 들어온 것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보스와 가까이 하고 싶었을 뿐인데, 그 보스가 자기랑 같은 S급 킬러인 데다 임무를 여러 번이나 함께 수행했다는 것은 생각 못했다. “블랙X는 어떤 임무라도 다 받는 고용병 조직이야. 누군가가 송이 너를 원했고, 그게 이번 임무야.” 시후는 가볍게 설명했다. “날 원망하지 마라. 이번 거래는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오렌지 주스를 한 모금 마시더니 일어섰다. “아름다운 밤이기를 바란다. 난 먼저 갈게.” 시후가 갖은 방법을 동원해 섬까지 유도했다는 것은 그녀에게 도망칠 기회를 남기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다른 사람도 자리를 떠났다. 남은 건 두 사람밖에 없었다. 서정희는 벤치에 앉았다. 파라솔이 대부분 햇빛을 막아주었다. 바닷바람에 그녀의 머릿결이 흩날렸다. “신동우, 대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야? 뭘 하려는 거야?” 신동우가 그녀에게 걸어가면서 말했다. “난 이미 내 의사를 분명히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청혼에 실패했으니, 이렇게 할 수밖에.” 서정희는 차가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당신 한 나라의 원수야. 이렇게 파렴치한 수단을 써도 되는 거야?” “파렴치하면 어때? 나는 맞대결해서 이기지 못하면 빼앗는 것을 추앙하는 사람이야. 오늘날 이 자리도 내가 빼앗아 얻은 거야.” 그는 두 손으로 의자의 손잡이를 잡더니 포악한 태도로 말했다. “날 건드린 당신 탓이야. 서 선생, 지금 후회해도 이미 늦었어.” “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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