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73장

서정희는 미간을 좁혔다. 눈빛은 순간 얼음처럼 차가워졌다. “지금 날 협박하는 거야?” “아니, 난 그저 사실을 말해줬을 뿐이야. 내가 보잘 것 없는 사람에서 오늘날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어떤 대가를 치렀는지 알아? 만약 알량한 자비심 같은 것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목숨을 잃은 지 오래됐을 거야. 그러니까 내가 좋을 말을 할 때 들어. 아니면 내가 무슨 일을 할지 나도 보장할 수 없어.” 애들은 서정희의 약점이었다. 그녀는 바로 손을 들어 신동우의 뺨을 날리려 했다. “내 애들 털끝 하나라도 다치면, 당신 죽여버릴 거야.” 신동우는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서 선생, 내가 바고 당신의 이런 모습에 반했 거든.” 신동우는 서정희의 가면을 벗겼다. “그래도 이 모습이 더 보기 좋아.” 거의 완벽에 가까운 얼굴, 예술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다만 신동우가 난해한 것은 아이 넷을 낳았는데, 왜 얼굴 피부는 여전히 탱탱하고, 몸매마저 소녀 같을까? 대체 뭘 어떻게 한 거지? “그렇게 다른 사람의 물건에 손을 대기 좋아해? 내가 더럽지도 않아?” 신동우는 그녀를 확 끌어안아 자신의 품에 안다시피 했다. 옷이 다 젖어서 그녀의 완벽한 몸매 라인이 그대로 드러났다. 물론 신동우도 그녀의 목에 남은 키스 자국을 봤다. 분명 다른 남자가 남긴 흔적이었고, 어젯밤 두 사람의 격한 운동을 증명해줬다. 정상이라면 이런 여자는 절대 다치지 않았을 텐데, 이미 마음이 흔들렸으니 후회하려고 해도 후퇴할 여지가 없었다. 어쨌거나 그의 마음속에는 이미 불길이 활활 타올랐고, 그는 눈앞의 이 여자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만 했다. 서정희는 발버둥도 쳐봤고 신동우를 넘어뜨리려도 해봤다. 하지만 상대방은 어려서부터 극기훈련을 받은 사람이라 아예 먹히지 않았다. 신동우에게 있어서 그녀의 공격은 소꿉장난이었다. “내가 어떤 곳에서 살아남았는지 알아? 그곳은 4살 때부터 사람을 죽여. 반격은 본능이야.” 그런 본능마저 없었으면 몇 번 죽었는지 헤아릴 수도 없을 것이다. 서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