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56장
학교 다닐 때 여수정은 줄곧 서정희를 좋아하지 않았다. 뭐든 서정희와 비교하려 했고 양윤범이 서정희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사사건건 서정희의 트집을 잡았다.
나중에는 백지연에게 잘 보이기 위해 백지연과 한편을 먹었다.
그때 그녀가 쓸데없는 말을 하는 바람에 아버지가 갑작스레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여수정이 아니었어도 다른 사람이 얘기했을 수도 있었다. 아버지가 변선희의 죽음을 알게 되는 순간 결과는 같았다.
여씨 가문이 파산했다는 소식을 듣고 서정희는 기뻐하지도 비난하지도 않았다.
양윤범의 결혼 소식도 전해 들었지만 그때의 서정희는 자신 몸 하나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양윤범의 팔짱을 끼고 걸어오는 여수정은 예전의 가볍고 경망스러운 모습이 아닌 차분한 모습이었다.
오정은 경멸의 눈빛을 하고 물었다. “저도 궁금하네요. 망한 서씨 집안의 딸 서정희가 아니면 누구란 말이죠?”
오명은 불쾌해도 내색하지 않는데 그 아들은 젊어서 그런지 어리석게 희로애락을 얼굴에 다 드러냈다.
하긴 오정 같은 2세대는 고생 한번 해본 적 없고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것을 손에 쥔 사람들은 뼛속부터 자신들이 제일 위에 군림해 있다고 생각했다.
오명이 기침을 하며 오정에게 그만하라고 눈치를 주었다. 정계는 재계와 달라 너무 오만하게 굴어서는 안됐다.
“됐다. 정아, 그만 해. 여자랑 그렇게 따지는 것도 좋지 않아. 그래도 체면은 남겨둬야지.”
“아버지는 그렇게 착해서 문제예요. 아버지가 그러니까 사람들이 주제도 모르고 자꾸 기어오르는 거예요.”
그들 주위에 사람들이 점점 몰려들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서정희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녀를 보는 눈길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았다.
“이 여자가 대체 누구인지 말씀해 보세요.”
“이 분이 염정훈 대표님 전 부인이란 사실을 모르시나 봐요?”
현장에 있던 일부 사람들이 기억났다는 듯 입을 모았다. “맞아. 맞아. 그때 염 대표님이 서정희 씨 손을 잡고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있었어.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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